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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회자정의평화協, 칼빈 500주년 토론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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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회자정의평화協, 칼빈 500주년 토론회

입력
2009.11.05 23: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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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 한국 교회는 위기라고 말한다. 성장이 멈춘 지 오래되었고 최근에는 오히려 위축되는 상황에 이르렀다. 단지 성장이 멈췄기 때문에 위기라는 것이 아니다. 한국 교회는 무한성장주의, 물질숭배주의, 배타적 일방주의, 기복주의, 개교회주의, 권위주의 등이 큰 병폐로 지적되어 왔다. 하지만 개선은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원인은 알지만 고쳐지지 않는 것은 무엇 때문일까? 교회의 대표인 목사와 장로가 비판을 외면하는 것에 큰 원인이 있다."

종교개혁가 칼빈(1509~1564) 탄생 500주년을 맞아 전국목회자정의평화협의회가 지난 주말 서울기독교회관 강당에서 '한국교회의 위기, 무엇이 문제인가?'라는 이름으로 종교개혁 기념토론회를 열었다. 토론회의 첫 주제는 '직제(목사ㆍ장로제)를 중심으로'인데, 현 한국 교회의 가장 큰 병인(病因) 가운데 하나를 직제 문제로 판단한 것이다.

주제 발표자로 나선 유경재 안동교회 원로목사는 "목사는 목사대로 일종의 직업으로 그 직을 받아들여 교권정치를 이루는 기반으로 삼으려 하고, 장로는 장로대로 그 직을 통해 자기 욕망을 실현하려 하고 세력을 이루거나 세력을 장악하려 하기 때문에 끊임없이 문제가 일어난다"며 이는 "교회가 무엇인지를 알지 못하고 무조건 교회 성장만을 최고의 가치로 여기는 풍토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밝혔다.

유 목사는 안수를 받은 목회자와 평신도 사역자인 장로는 그 역할이 다르다며 "장로는 목사를 도와 예수 그리스도의 사역을 효과적으로 실현하기 위해 세움 받은 것"이라고 주장했다.

토론자로 나선 교회개혁실천연대 공동대표인 백종국(경상대) 교수는 병리의 원인 진단에는 동의한다면서 "다만 목사와 장로의 관계를 안수 목회와 평신도 사역으로 나누는 것, 평신도 사역은 목회자를 돕는 것이라는 생각에는 동의할 수 없다"고 반박했다. 그는 진정한 해법은 개혁주의적 직분론으로 돌아가 목사ㆍ장로ㆍ집사가 서로 돕는 동등한 사역자로 일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남재영(대전 빈들교회) 목사는 직제 문제의 본질은 영성의 문제지만 그 해법은 제도개혁에서 찾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목사-장로의 긴장ㆍ대립으로 교회 운영이 파행ㆍ퇴행하는 병폐 못지않게 공모ㆍ결탁을 통해 교회 세습이나 은퇴교역자의 성직매매 등도 음성적으로 자행되고 있다며 교단장 선거개혁 및 당회 중심의 정치과잉 구조 차단을 위한 제도개혁을 역설했다.

토론회에서는 목사ㆍ장로의 임기제 정착을 통한 교회 사유화 근절 주장 등도 제기됐다. 협의회 김진호 간사는 "원칙적으로 교회는 교회 공동체 구성원 모두의 것으로 행정은 장로에게, 신앙과 종교업무는 목사에게 형식적으로 위임된 것으로 봐야 옳다"고 말했다.

최윤필 기자 walde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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