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가니스탄 남서부 헬만드 주의 한 검문소에서 3일 영국군 5명이 함께 근무 중이던 아프간 경찰의 총격을 받아 사망한 사건을 놓고 "아프간 경찰조직에 탈레반이 침투했다"는 주장이 나와 파문이 일고 있다.
고든 브라운 영국 총리는 5일 하원 연설에서 이 사건과 관련해 "우리가 아는 것은 탈레반이 배후임을 자처했다는 사실"이라고 말했다.
영 일간 가디언도 이날 "영국과 아프간군 당국은 탈레반의 경찰 잠입이 이뤄졌을 것이란 의심 아래 긴급조사를 진행했다"며 탈레반 조직원, 또는 탈레반에 매수된 경찰의 계획적 공격일 가능성에 무게를 둬 보도했다.
피터 갈브레이스 전임 유엔 아프간 대표부 부대표도 BBC와 인터뷰에서 "아프간 경찰을 채용하는 데 있어서 충분한 검증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며 경찰조직이 탈레반에 의해 뚫렸을 수 있음을 지적했다.
총격을 가한 아프간 경찰은 지역 경찰 아카데미를 나온 인물로 사건 직후 도망을 쳐 5일 현재 행방이 묘연, 정확한 배후나 동기에 대한 수사는 진행되지 않고 있다.
브라운 총리 발언과 영 언론의 보도대로 탈레반이 이번 사건의 배후로 확인된다면 영국 내 참전 비난여론은 더욱 확산될 것으로 보인다.
또 참전국 병사들이 아프간의 독자적 치안능력 고양을 위해 아프간 경찰과 함께 근무토록 한 전략에도 치명타가 예상된다. AP통신은 5일 "이 사건은 미국이 철군 여건 마련을 위해 진행해온 아프간 자체 치안력 향상 전략에 깊은 우려를 던져줬다"고 전했다.
아프간 정가는 사건의 파장 확산을 막기 위해 부심하는 모습이다. 카르자이 대통령 대변인은 "미국의 쇼핑몰에서도 무고한 사람에게 총을 쏘는 이들이 있다"며 "이런 미친 사람들은 어느 곳에나 있다"고 말했다.
양홍주 기자 yangho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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