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佛 감독 레오 카락스 방한 "반항서 자유로… 제 영화코드 변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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佛 감독 레오 카락스 방한 "반항서 자유로… 제 영화코드 변했죠"

입력
2009.11.05 23: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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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를 통해 이 세상을 흔들고 싶습니다. 그런 욕망을 지닌 점에서 저는 예전보다 훨씬 더 젊어지고 있다는 느낌입니다. 그러나 세상은 반대로 전보다 더 빨리 늙어가는 듯합니다."

한국의 예술영화 팬들 사이에서도 마니아층을 형성하고 있는 프랑스의 세계적 영화감독 레오 카락스(49ㆍ사진)가 서울을 찾았다. 1999년 '폴라 X' 개봉에 맞춰 방한한 이래 두번째다. 4일 개막한 '넥스트플러스 영화축제'의 초대 손님으로 방한한 그는 이 축제의 '관객과의 대화' 등 프로그램을 통해 국내 팬들과 직접 만날 예정이다.

카락스는 20대 중반에 만든 '소년, 소녀를 만나다'(1984) '나쁜 피'(1986) 등을 통해 기성영화와 다른 강렬한 이미지를 선보이며 '천재감독'이라는 칭호를 얻었다. 한국에는 '퐁네프의 연인들'(1992)로 널리 알려졌다. 지난해에는 오랜 침묵을 깨고 봉준호 감독이 참여한 옴니버스 영화 '도쿄!'의 에피소드 한 편을 연출해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그는 5일 기자간담회에서 "굉장히 고통스럽기 때문에 내 예전 영화를 다시 보진 않는다"고 말했다. "다른 영화에 대한 경의가 담긴 영화는 더 이상 만들고 싶지 않아 남의 영화도 잘 안 본다"고 했다. 그러나 그는 "봉준호 감독의 두 번째 작품('살인의 추억')은 관람했으며 인상적인 장면들이 많았다"고 덧붙였다.

카락스는 '폴라 X' 이후 오래도록 장편 신작을 찍지 않았다. 그는 "제작비 문제가 이유는 아니다"라며 "영화를 만드는 것은 사랑에 빠지는 것과 비슷하다. 사람은 매번 사랑에 빠질 수 없다"고 말했다. "영화는 만남이다. 배우나 스태프와의 만남이 만족스럽지 못하면 영화를 만들 수 없는 것"이라고 그는 덧붙였다.

영화를 쉬는 동안 바뀐 영화관도 피력했다. 그는 "전통을 부수는 파괴적이고 반항적인 에너지는 예술에서 오래 지속되진 않는다. 나도 이제 그런 에너지에서 벗어나 내 주변의 이야기를 좀 더 자유롭게 영화로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차기작으로 "30년간에 걸쳐 한 남자와 한 여자의 얼굴만 나오는 영화를 계획 중"이라고 밝혔다. "'나쁜 피'에 대한 20년 후의 대답에 해당하는 '흉터'라는 영화도 마음에 두고 있다"고 했다.

카락스는 "13세 때 사회에 대한 엄청난 반항심 때문에 이름을 바꿨다"며 자신의 이름에 얽힌 에피소드도 털어놓았다. 그의 본명은 알렉상드르 뒤퐁. 그는 "당시 심취했던 (19세기 아일랜드 작가) 오스카 와일드의 오스카와 본명 알렉상드르의 철자를 뒤섞어 새 이름을 만들었다"고 소개했다.

라제기 기자 wender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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