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한류붐이 '아줌마'에서 '아저씨'로 번지고 있다고 마이니치(每日) 신문이 5일자 석간 1개면 특집으로 보도했다. 이 신문에 따르면 '겨울연가' 선풍 이후 5년이 지난 최근 중장년 일본 남성들이 한류 드라마, 그 중에서도 사극에 푹 빠져들고 있다.
일본 최대 DVD 대여점 쓰타야(TSUTAYA) 집계에 따르면 2003년 '겨울연가'를 빌려 본 남녀 비율은 여성이 73.3%로 압도적으로 많았다. 하지만 2005년 '대장금' DVD는 남성 비율이 33.9%, 지난해 '주몽'은 44.7%로 늘었고 '대조영'의 경우, 52.9%로 남성 대여자가 여성을 추월했다. 한류 드라마 대여에서 사극이 차지하는 비율도 2007년 4월 7.4%에서 2년여만인 올해 7월에는 32%로 늘었다.
사이타마(埼玉)현에 사는 한 남성 회사원(50)은 주말마다 가족과 함께 한류 사극을 즐기고 있다. 대장금으로 시작해 해신, 주몽, 서동요 등 20편 이상을 섭렵한 이 남성은 "한꺼번에 한류 사극 5, 6회분을 빌려 가족 5명이 둘러 앉아 탤런트의 표정 하나 놓치지 않을 듯이 본다"고 말했다. 한류 드라마가 일본의 가족 관계를 원만하게 하는 촉매제 역할을 하는 셈이다.
언론 관계 일을 하는 한 남성(47) 역시 '겨울연가'로 한류 드라마에 입문해 현재는 사극을 즐기고 있다. 지금까지 본 한류 드라마가 약 100편이나 되는 이 남성은 "일본 드라마에는 한국 사극처럼 선이 굵은 작품이 거의 없어 중년에게 매력이 없다"며 "한국 사극은 스케일이 커 보는 재미가 있다"고 말했다. 이 남성은 "드라마를 계기로 최근 몇 년 사이 한국을 10차례 여행했다"고 덧붙였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
도쿄=김범수 특파원 bs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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