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라운드의 '트러블메이커'란 닉네임은 비단 선수에게만 해당되는 게 아니다. 팀의 지휘봉을 잡고 있는 사령탑들도 거침 없는 폭언과 돌출행동으로 '트러블메이커 그룹'에 포함돼 색다른 볼거리를 제공한다. '사고뭉치' 감독들의 언행은 선수들의 투쟁심을 상승시키고 팀 분위기를 고조시키게 한다는 점에서 관심을 끈다. 유형별로 다른 '트러블메이커' 사령탑들을 살펴봤다.
▲퍼거슨, 심판ㆍ선수와 툭하면 불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를 이끌고 있는 알렉스 퍼거슨 감독의 악명은 잉글랜드축구협회(FA)뿐 아니라 세계적으로 널리 알려져 있다. '헤어드라이어'라는 별명을 가진 그는 말 그대로 불 같은 성미를 지녀 선수와 심판의 머리를 곧추 세우게 만드는 '재능'이 있다. 퍼거슨 감독은 지난달 '터치라인 접근 금지'라는 이례적인 징계를 FA로부터 받았다. 지난달 4일 프리미어리그 선덜랜드전(2-2 무)이 끝난 뒤 퍼거슨 감독은 "팽팽한 경기 흐름을 심판이 망쳤다. 경기 수준에 걸맞지 않은 심판이었다"며 폭언을 내뱉었다. 또 그는 카를로스 테베스(맨체스터 시티) 등의 선수들과 훈련태도와 기량 등을 놓고 매번 대립각을 세웠다.
▲마라도나, '악동의 피' 숨기지 못해
'아르헨티나의 영웅' 디에고 마라도나 감독은 올해 명예가 땅바닥으로 추락했다. 선수 시절 악동으로 유명했던 그는 '신의 손' 사건을 포함해 약물 복용과 알코올 중독 등으로 '사회적 문제아'로 찍혔다. 한 때 생사의 기로에 놓였던 그는 환골탈태하는 듯한 모습을 보여 아르헨티나 대표팀 감독으로 선임됐다.
하지만 그는 언론을 향해 폭탄발언을 날려 국제축구연맹(FIFA)으로부터 징계위기에 처했다. 지난달 16일 우여곡절 끝에 2010년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 본선행을 확정 지은 뒤 그는 그동안 자신을 비난했던 언론과 팬들을 향해 "당신들은 침대에서 하던 짓이나 하며 나를 쓰레기처럼 취급하면서 시간을 보내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진상 조사에 나선 FIFA는 부적절한 폭언이 있었음을 확인했고 징계 수위를 놓고 의견을 조율 중이다.
▲피어슨, 선수와 여친에겐 치명적인 '트러블메이커'
잉글랜드 챔피언십(2부리그)의 레스터 시티를 이끌고 있는 나이젤 피어슨 감독은 독특한 '트러블메이커' 유형이다. 그의 '철저한 선수단 관리'는 선수뿐 아니라 선수의 여자친구에게도 큰 불만을 사고 있다. 선수단을 면밀히 체크하는 그는 선수들에게 '잠자리에서도 '심박 센서'를 부착하라'고 명령했다. 불시에 검문을 펼치는 그의 관리 때문에 선수들은 여자친구와의 잠자리도 편하게 할 수 없는 상황이다.
김두용 기자 enjoysp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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