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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지시설도 덮친 신종플루 '한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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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지시설도 덮친 신종플루 '한파'

입력
2009.11.04 23: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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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무에 청소까지 하느라 하루가 어떻게 가는지 몰라요."

아동ㆍ청소년 60여명이 생활하는 서울의 A 보육원 직원들은 요즘 업무가 크게 늘었다. 신종플루 감염 우려가 커지면서 자원봉사자를 받지 않기 때문이다. 평소 아이들의 공부를 봐주거나 건물 청소와 시설 점검 등을 도맡았던 자원봉사자 20여명의 일은 고스란히 보육교사들의 몫이 됐다. 보육교사 20명은 평소 업무에 이 몫까지 처리하느라 눈코 뜰새 없는 하루를 보내고 있다. 보육원 관계자는 "보육교사 중 18명이 여직원이라 건물 외곽 청소와 시설 점검 등에 필요한 일손이 부족해 어려움이 많다"고 토로했다.

보육원 장애인복지시설 등이 신종플루 집단감염 우려로 자원봉사자들의 방문을 사양하면서 일손 부족에 허덕이고 있다. 여기에 신종플루 대처까지 더해 업무가 마비될 지경이다.

장애인 73명이 생활하는 서울 은평구의 B 재활원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지난주 1명의 확진 환자가 발생했고, 의심환자도 몇 명 있어 직원 50명은 신종플루 관련 자료 작성과 정기적인 체온 측정, 내부 소독 등 늘어난 업무를 감당하느라 녹초가 됐다.

재활원 관계자는 "자원봉사자들의 발길이 끊기면서 업무량도 증가했고 신종플루에 대한 정부의 구체적 지침이나 방안이 없어 자체적으로 대비책을 마련하느라 어려움이 많았다"고 말했다. 870명이 생활하는 은평구 C보육원 관계자도 "3주째 자원봉사자를 전혀 받지 못하고 있다"며 "100여명 자원봉사자들이 하던 일을 200여명의 보육교사들이 분담해 어렵게 살림을 꾸려가고 있다"고 말했다.

게다가 신종플루 탓에 후원 행사도 줄줄이 취소됐다. 겨울이 다가오면서 후원에 크게 의존해온 일선 복지 시설들의 시름은 더욱 깊어지고 있다. D보육원은 매년 연말 해오던 후원자 초청 공연행사를 모두 취소했다. 보육원은 매년 후원자와 자원봉사자를 초청해 아이들이 준비한 공연을 선보이면서 200만원 가량의 난방비를 모금했는데 올해는 취소할 수밖에 없는 형편이다. 보육원 관계자는 "다른 비용을 줄여 충당해보려 있지만 갑작스레 줄어든 후원금을 보충하는 일이 쉽지 않다"고 말했다.

상황이 이런데도 정부 당국은 현황조차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

강희경기자 kbstar@hk.co.kr

김경준기자 ultrakj75@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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