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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바마의 1년' 평가, 표심은 냉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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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바마의 1년' 평가, 표심은 냉정했다

입력
2009.11.04 23: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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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집권 민주당이 3일 내년 중간선거의 전초전 성격으로 치러진 버지니아와 뉴저지의 주지사 선거에서 모두 패배했다.

미 언론에 따르면 버지니아 주지사 선거에서 공화당의 밥 맥도널 후보가 민주당의 크레이그 디즈 후보에게 18% 포인트 표차로 완승을 거둔데 이어 뉴저지주에서도 현 주지사인 민주당의 존 코자인 후보가 공화당의 크리스토퍼 크리스티 후보에게 4%포인트 차로 고배를 마셨다.

두 지역은 지난해 대선에서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모두 승리한 곳이었고, 특히 뉴저지는 전통적인 민주당 강세지역으로 분류되던 곳이어서 이번 선거로 백악관과 민주당이 받는 타격은 상당할 것으로 예상된다.

두 주지사 선거와 함께 관심을 모았던 뉴욕주 하원의원 보궐선거(뉴욕 23구 선거구)에서는 민주당의 빌 오웬스 후보가 공화당의 더그 호프만 후보에 승리해 민주당을 가까스로 전패의 수렁에서 건져냈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대선 승리(4일) 1년을 하루 앞둔 민주당에게 충격적인 날이었다. 버지니아는 여론조사에서 일찌감치 패배가 예상됐던 만큼 그렇다 치더라도 뉴저지는 상황이 달랐다.

무당파와 소수계 유권자가 단단히 기반을 구축하고 있던 민주당의 텃밭이어서 이곳의 승패는 앞으로의 정국추이를 가늠하는 방향타가 될 것이란 점에서 큰 주목을 받았다. 오바마 대통령이 막판 세차례나 지원유세에 나선 것도 뉴저지가 갖는 상징성 때문이었다.

두 주지사 선거에서의 패배로 내년 11월의 중간선거에 임하는 민주당의 전략은 물론, 오바마 대통령의 국정개혁 추진에도 차질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로버트 깁스 백악관 대변인은 "지방선거일 뿐"이라고 평가절하했으나 당장 국정현안인 아프가니스탄 파병, 건강보험 개혁, 기후변화 대책 등이 제대로 추진될 수 있을 지 회의적인 시각이 나온다.

공화당은 이번 선거를 오바마 행정부 1년에 대한 신임투표라고 주장하며 오바마 개혁노선의 반대논리로 활용하겠다는 뜻을 노골적으로 드러내고 있다.

민주당 내에서조차 중도성향의 의원들을 중심으로 오바마의 개혁 노선에서 이탈할 조짐이 나온다. 해리 리드 민주당 상원의원은 이날 오바마 대통령이 연내 입법을 강하게 추진하는 건보개혁 법안 처리가 내년으로 넘어갈 수 있다고 말해 민주당 내 갈등이 심상치 않음을 시사했다.

뉴욕타임스는 "경기회복이 늦어지고 있는데 대한 유권자의 불안심리가 작용한 선거"라고 분석하면서, 내년 중간선거에서 오하이오 콜로라도 네바다 등 '스윙스테이트(민주, 공화 어느 정당도 우세를 점하지 못하는 주)'의 민심에 어떤 영향을 미칠 지가 관심이라고 전했다.

한편 이날 함께 치러진 뉴욕시장 선거에서는 임기제한(4년 중임) 조항을 개정하는 강수를 두면서까지 출마한 마이클 블룸버그 현 시장이 공화당 후보를 누르고 3선에 성공했다. 버지니아에서는 한국계 마크 김이 처음으로 주 하원의원에 당선됐다.

워싱턴=황유석 특파원 aquariu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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