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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플루 '심각' 격상/ 외국실태와 대비상황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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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플루 '심각' 격상/ 외국실태와 대비상황은

입력
2009.11.03 23: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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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인플루엔자(신종플루)로 인한 전세계 사망자수가 최근 급격히 증가하면서 겨울철로 접어든 북반구 나라들이 전염병 위기단계를 격상하는 등 긴장하고 있다.

우크라이나는 25만5,000명 감염에 67명의 사망자가 나오자 2일 모든 학교에 1주일 휴교령을 내리는 등 강력한 대응에 나섰다. 빅토르 유셴코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신종플루 유행이 두달 여를 앞둔 내년 대통령 선거의 이슈로 부각되자 세계보건기구 (WHO)에 신종플루 대응팀 파견을 요청하는 등 발빠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지역별로는 북미의 상황이 가장 심각하다. 미국은 신종플루로 1,000명 이상이 사망하자 지난달 말 '국가비상사태'를 선포하고 연방정부 차원에서 대대적인 확산 방지에 나서고 있으나 아직은 역부족인 상태다.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 따르면 4월 이후 신종플루로 숨진 어린이 사망자만 114명에 이른다. 신종플루가 유행하고 있다고 보고한 주(州)도 전체 50개 중 48개로 늘었다.

신종플루로 결석하는 학생이 전체 학생의 30%에 육박하는 지역도 속속 보고되고 있다. 백신 접종이 거의 유일한 대안이나 이나마 공급이 늦어지면서 일부에서는 전세계적으로 수천만명이 사망한 1918년의 '독감 재앙'이 재현될 수 있다는 경고가 나온다. 미 행정부는 이달 중순까지 5,000만명분, 올해말까지는 1억 2,000만명분의 백신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지만, 신종플루의 진행속도를 따라잡기에는 턱없이 부족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전국민 무료 백신 접종을 선포한 캐나다에서는 2일 긴급 하원회의가 소집됐다. 야당인 자유당 마이클 이그나티에프 당수 등은 백신부족과 접종장소 미비로 수시간씩 줄을 서서 기다려야만 하는 상황에 대해 정부의 무능을 질타했다.

서유럽에선 지난주 신종플루 신규 감염자 수가 10만 명에 육박하고 사망자는 136명에 달한 영국의 사정이 가장 어렵다. 이탈리아에서는 지난달 29일 하루에만 6명이 신종플루로 사망했다.

동유럽과 아시아 지역의 신종플루 확산도 매우 심각하다. 터키에서는 2일 밤사이 5명의 사망자가 추가로 발생했다. 아프가니스탄에서는 지난달 27일 처음으로 사망자가 나왔고, 이란에서도 현재까지 22명이 숨졌다.

일본에선 지난 달 19~25일 인플루엔자 추정 환자가 114만명이었는데 이중 대부분이 신종플루 환자로 추정된다. 후생노동성은 "전국 규모에서 본격적인 유행에 접어들었다"고 발표한 상태다. 2일 현재 의심 사례까지 포함해 사망자는 46명. 지난 달 18~24일 일주일 동안에만 휴교 또는 학년ㆍ학급 일시폐쇄가 약 1만4,000개교에 이른다. 백신 접종은 의료종사자를 대상으로 지난 달 19일부터 시작해 2일엔 지병 환자와 임부(姙婦)로 확대했다. 12월부터는 초등학생 등 어린이를 대상으로 접종을 실시한다.

한편 비교적 대응을 잘했다고 평가받고 있는 중국은 최근 신종플루 유행강도가 높아져 내년 3월까지 계속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중국에서는 2일 현재 전국 31개 성 시 자치구에서 4만8,748명의 환자가 발생했고 7명의 사망자가 나왔다. 천주(陳竺) 중국 위생부장은 "중국은 이미 신종플루 절정기에 진입했다"며 "대규모 사망자 발생을 피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백신 무료접종을 하고 있는 중국 위생부는 "일부에서 먼저 접종하려고 웃돈을 주는 사례가 발생하고 있다"며 단속 방침을 밝혔다.

워싱턴=황유석특파원 aquarius@hk.co.kr

베이징=장학만특파원 local@hk.co.kr

김범수특파원

채지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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