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신종플루 '심각' 격상… 대응책은 재탕 수두룩/ 국민들 불안감 씻기엔…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신종플루 '심각' 격상… 대응책은 재탕 수두룩/ 국민들 불안감 씻기엔…

입력
2009.11.03 23:37
0 0

격상된 건 대책이 아니라 공포였다. 정부가 신종 인플루엔자에 대한 국가전염병위기단계를 최고 인 '심각'으로 격상하고 행정안전부에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를 설치키로 했지만, 뾰족한 추가 대책 없는 단계 격상이 오히려 국민 불안만 키웠다는 지적이다.

보건복지가족부는 3일 "급격하게 확산되는 신종플루에 범정부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전염병 위기단계를 현행 '경계'에서 '심각'으로 상향 조정하고 행안부에 중대본 설치를 요청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행안부 장관을 본부장으로 하는 중대본과 전국 16개 시ㆍ도 및 230개 시ㆍ군ㆍ구에 설치되는 지역별 대책본부가 4일부터 상시 가동한다.

또 군 의료인력을 투입해 당초 6주간으로 예정됐던 학교 예방접종 기간을 4~5주로 단축키로 했다. 신종플루 유행을 조기 종식하려면 학교를 중심으로 무섭게 번지고 있는 초ㆍ중ㆍ고교 학생들에 대한 백신 접종이 급선무라는 판단에서다.

이와 함께 타미플루보다 치료 효과가 뛰어난 항바이러스 주사제 '페라미비르'의 응급사용도 중증환자에 한해 다음달 중 허용키로 했다. 중증환자 진료를 위해서는 472개 거점병원의 입원 병상 8,986개와 중환자 병상 441개를 최대한 활용하고, 유행 정점 시에는 거점병원 260개를 중심으로 입원 및 중환자 병상을 추가 확보할 예정이다.

하지만 학부모들의 요구가 많았던 일제 휴교령 등 사회적 차단 조치는 취하지 않기로 한 데다 항바이러스제 적극 투약 유도 등은 기존 대책을 재탕한 것이어서 말만 '격상'이라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당초 심각 격상시 대응지침으로 잡혀있던 대중활동 제한, 재택 교육프로그램, 단체행사 취소 권고 등도 빠져 있다.

복지부 박하정 보건의료정책실장은 "현재에도 이미 심각 단계에 준하는 각종 방역대책, 학교별 휴교 대책과 수능 대책, 직장 단위 사업 지속 계획을 마련해 추진하고 있기 때문에 단계격상으로 인해 국민의 일상생활에 큰 변동은 없을 것"이라며 "신종플루 치명율이 계절인플루엔자 수준인 0.03% 정도라 불필요한 불안감이나 공포를 가질 필요가 없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체감할 수 있는 추가 대책 없이 심각 단계로 격상돼 오히려 공포만 커졌다는 반응이 많다. 7세와 4세 아들을 둔 김민경(36)씨는 "전염병 위기단계가 심각 단계로 올라갔다니 애들 데리고 바깥 출입도 하면 안 될 것 같은데 막상 이렇다 할 지침이나 대책은 나오지 않았다"며 "불안감만 키워놓고 뭘 어떻게 하라는 건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박선영 기자 aurevoir@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