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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 부동산 팀장에 물었다, 당신이 보금자리 청약한다면…

입력
2009.11.03 23: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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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의 보금자리주택 지구를 찾아라!"

지난달 보금자리주택 시범지구 4곳에 대한 사전예약이 끝난 후, 예비 청약자들 사이에 보금자리주택의 입지에 대한 논쟁이 뜨겁다.

보금자리주택은 서민주거안정을 위해 서울과 수도권 요지의 그린벨트를 풀어 대규모로 공급하는 주택. 주변시세의 70%이내로 싼값에 분양하는데다 입지도 뛰어나 내 집 마련을 하려는 예비 청약자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특히 시범지구(4곳)와 위례신도시(1곳) 이어 2차 보금자리 주택 예정지 6곳이 발표되면서 입지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시범지구의 경우 아직 본 청약 물량이 남았고, 위례신도시와 2차 보금자리는 내년에 사전 예약을 할 예정. 향후 이 지역에 민영주택도 함께 공급되면서 청약저축통장 가입자 뿐 아니라 청약부금과 예금 가입자들도 입지를 놓고 갑론을박이 한창이다.

그렇다면 부동산 고수들은 어떻게 생각할까. 박갑수(국민은행) 안명숙(우리은행) 이남수(신한은행) 정봉주(하나은행) 김일수(기업은행) 등 5대 시중은행을 대표하는 부동산 팀장들을 대상으로 가상 청약을 해봤다.

강남권 중 최고는 위례신도시

최고 노른자위인 서울 강남권에선 ▦위례신도시와 ▦강남구 세곡1,2지구 ▦서초구 내곡ㆍ우면지구 등 모두 5개 보금자리지구가 있는데, 4명(정봉주 팀장 제외)이 위례신도시를 청약 1순위로 꼽았다.

이유는 간단했다. 위례신도시는 말 그대로 신도시급 대규모 주거단지인데다 교통과 교육 시설 등 기반시설이 충분히 들어서는 만큼 생활편리성이 우수하다는 것.

안명숙 팀장은 "판교신도시 내 아파트와 판교를 벗어난 인근 아파트의 시세를 비교해보면 금방 눈에 들어온다"며 "강남권이라 해도 교통과 교육 시설이 얼마나 따라 주냐에 따라 가치가 달라지는 만큼 위례신도시가 상대적으로 낫다"고 말했다.

다만 분양가가 변수가 될 수 있다는 의견도 있었다. 김일수 기업은행 팀장은 "향후 토지보상에 따른 문제 때문에 위례신도시 내 아파트 분양가가 상대적으로 비싸질 가능성이 있다"며 "녹지비율이 판교신도시보다 적고, 임대비율이 높아 분양가가 비쌀 경우 매력도가 떨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숨은 알짜는 서초 내곡과 하남 미사지구

서초구 내곡지구와 하남 미사지구는 내재 가치가 뛰어난 지구로 꼽혔다. 특히 내곡지구에 대한 평가가 후했다. 정봉주 팀장은 아예 청약 1순위로 내곡지구를 꼽았고, 나머지 4명도 강남구 세곡1,2 지구 보다는 내곡지구에 높은 점수를 줬다.

내곡지구는 풍부한 녹지를 배경으로 한 뛰어난 주거환경과 지하철 근접성, 그리고 현대기아자동차그룹 본사와 인접해 높은 평가를 받았다.

정봉주 팀장은 "신분당선의 청계역이 단지 바로 옆에 있어 강남역까지 5분이면 도달할 수 있다"며 "강남권 아파트 단지 중 최대의 녹지 공간을 배경으로 하고 있어 신 강남권 주거단지로 각광을 받을 것이다"고 말했다.

수도권에서는 하남 미사지구가 첫손에 꼽혔다. 수도권 보금자리 중에선 청약 1순위로 5명의 팀장이 만장일치로 이곳을 지목했다. 한강 조망권을 갖춘데다 사통팔달의 교통망, 그리고 신도시급 대규모 단지라는 이유에서다.

이남수 팀장은 "미사지구는 미사리 조정경기장을 곁에 둔데다 고속도로 접근성이 뛰어나다"며 "쾌적한 주거환경과 편리한 교통을 갖춰 젊은 층 뿐 아니라 실버세대들의 세컨하우스 개념으로도 추천할 만하다"고 말했다.

강남 대체효과

부동산 팀장들은 보금자리 주택이 집값 안정에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했다. 반값 아파트로 불리는 보금자리 주택을 서울 강남과 수도권 요지에 공급함에 따라 기존 집값 상승세는 꺾일 수 밖에 없다는 것.

김일수 기업은행 팀장은 "향후 값싼 보금자리주택이 쏟아질 경우 서울 강남과 용산 등 일부 지역을 제외하고는 집값 상승을 기대할 수 없을 것"이라고 단언할 정도다.

하지만 이른바 '강남대체 효과'는 미미할 것으로 전망했다. 강남지역에 반값 아파트를 대규모로 공급하더라도 기존 강남3구 주요 지역 아파트 가격에는 영향을 주지 않을 것이라는 것.

안명숙 팀장은 "보금자리 주택 수요자와 기존 강남지역 아파트 수요층은 확연히 차이가 난다"며 "기존 강남아파트 보유자들이 강남권 보금자리지구의 민영주택으로 옮길 가능성은 많지 않다"고 말했다.

손재언 기자 chinas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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