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61주년 '과학수사의 날'인 4일 과학수사대상(대통령 표창)을 받는 국립과학수사연구소 서중석(62ㆍ사진 왼쪽) 법의학부장과 서울경찰청 과학수사계 이상준(40ㆍ오른쪽) 경사는 한 목소리로 과학수사의 고단함을 토로했다.
'과학수사'라는 세련된 이름과 달리 부족한 인력, 과중한 업무량에 시달리는 것이 현실이라는 것. 하지만 이들은 열악한 환경에서도 각각 시신 부검 및 화재 감식 분야의 수사 역량을 도약시킨 공로를 인정 받았다.
이날 경찰청에서 열리는 시상식에선 이들 외에 대구경북 지역 민관 연구단체인 '과학수사발전연구회'가 대상을, 광주경찰청 이일동 경사 등 경찰관 3명이 1계급 특진의 포상을 받는다.
서 부장은 서래마을 영아유기 사건,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등 세간의 이목을 집중시킨 대형 사건의 부검을 도맡고 있는 유명 법의관이다. 2005년 국과수 법의학부장에 임용된 그는 2007년부터 고려대, 가톨릭대, 전북대, 전남대 등 4개 의과대학과 업무 협약을 맺어 효율적 부검 체제의 기반을 마련해 수상자로 선정됐다.
중앙대 의대를 나온 서 부장은 "18년간의 법의관 생활 중 95년 삼풍백화점 붕괴 사건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며 "과로와 박봉 탓에 진로 변경을 고민하던 내게 법의관 길을 계속 걷게 한 사건"이라고 말했다.
그는 "부검은 억울한 죽음을 규명하고자 돌아가신 분들과 대화하고 그들로부터 배우는 과정"이라며 "엄정한 과학 영역인 부검 결과가 정치적으로 이용될 때 가장 속상하다"고 말했다.
이 경사는 2004년 경찰 조직 최초로 서울청에 화재 감식 전담팀을 만든 주인공이다. 특히 한국화재조사학회를 창립해 경찰, 소방서, 국과수, 대학 등 민관 전문가 600여명이 참여하는 단체로 키우면서 과학수사 활성화에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훈성 기자 hs0213@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