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이 한국전자정보통신산업진흥회 임직원들의 공금 유용 혐의를 잡고 수사에 착수했다.
서울 종로경찰서는 3일 오후 1시 서울 마포구 상암동 진흥회 사무실에 수사관을 보내 4시간 넘게 압수수색을 진행하고, 회계장부와 신용카드 사용내역, 컴퓨터 파일 등을 확보해 분석 중이다.
경찰은 이 단체 일부 임직원이 차명계좌를 이용, 내부 업무비 수천만원을 횡령해 비자금을 조성했다는 첩보를 입수하고 지난달 29일 압수수색 영장을 신청했다.
경찰은 이들이 정부의 연구과제를 받아 연구용역 업체를 선정하는 과정에서 용역비를 부풀리거나, 전자산업 관련 전시회를 개최할 때 특정 전시업체를 선정해 준 대가로 돈을 받았다는 혐의 등을 확인하고 있다. 또 이들이 조성한 비자금을 유흥비로 쓰면서 정부와 업체 관계자에게 향응을 제공했는지도 조사할 방침이다.
경찰은 그간 관련 직원 4명에게 세 차례 소환을 통보하고 자료제출을 요구했지만 불응해 압수수색을 했다고 밝혔다. 1976년 창립된 전자정보통신산업진흥회는 전자산업계를 대표해 정부에 정책을 건의하고 중소 전자업계의 수출을 지원하는 일을 하고 있다.
진흥회는 윤종용 삼성전자 상임고문이 비상근 회장, 남용 LG전자 부회장 등이 비상근 부회장을 맡고 있다. 이감열 상근 부회장은 "예전에도 비슷한 의혹이 제기됐지만 그때마다 사실무근으로 드러났다"며 "이번 혐의도 사실무근일 것"이라고 밝혔다.
문준모 기자 moonj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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