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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간 카르자이 재집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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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간 카르자이 재집권

입력
2009.11.03 02: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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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가니스탄 선거관리위원회가 7일로 예정됐던 대통령 선거 결선투표를 취소하고 하미드 카르자이 현 대통령을 당선자로 결정했다. 이로써 2001년 탈레반 정권 붕괴 후 과도정부 수반으로 최고 권력자가 된 카르자이는 2014년까지 장기 집권할 수 있게 됐다.

AP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선관위 고위 관리인 다우드 알리 나자피는 2일 "전날 압둘라 압둘라 후보가 결선투표 불참을 선언한 데 따른 대책을 논의한 결과 결선투표를 열지 않기로 결정했다"며 "카르자이 대통령이 최종 당선자로 확정됐다"고 선언했다.

이로써 8월 1차투표 이후 재검표와 결선투표 사태로 두 달 넘게 이어졌던 아프간 대선 논란은 일단락됐지만 아프간이 금세 안정을 되찾을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일단 "카르자이 정부와 선거관리위원회의 부정에 항거한다"며 1일 아프가니스탄 대통령 후보직을 사퇴한 압둘라 전 외무장관의 행보가 석연치 않다.

영국 텔레그라프는 서방 외교소식통을 인용해 "압둘라는 (협상을 위한) 창구를 닫지 않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압둘라는 1일 CNN과의 인터뷰에서도 연정을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내 목표는 더 나은 아프간을 위해 헌신하는 것이다"라는 모호한 입장을 밝혔다. 게다가 압둘라 후보를 지지했던 타지크족 등 소수민족이 카르자이를 인정하지 않고 그 결과 민족 갈등이 초래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또 1차투표에서 과반수 득표에 실패한 카르자이 대통령이 헌법이 명시한 결선투표 절차를 거치지 않은 만큼 정당성 문제가 도마 위에 오를 가능성도 있다. 뿐만 아니라 1차 투표에서 카르자이가 얻은 300여만표 가운데 3분의 1이 무효 처리될 정도로 엄청난 부정이 저질러졌던 만큼 국제적으로 부패정권이라는 낙인도 피할 수 없게 됐다.

하지만 주둔군 증강 등 아프가니스탄 전략 수립을 위해 합법성을 인정받는 아프간 정부 수립이 시급한 미국과 서방 세계는 서둘러 카르자이 편들기에 나섰다. 그 동안 부정선거를 이유로 카르자이를 비난했던 미국은 아프간 주재 미 대사관을 통해 발표한 성명에서 "아프간 개혁을 위해 카르자이 대통령과 함께 일하기를 기대한다"고 적었다. 고든 브라운 영국 총리도 대변인을 통해 "아프간 선관위의 결정을 환영한다"고 밝혔다.

채지은기자 cj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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