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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시 '與-與 마찰' 벼랑끝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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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시 '與-與 마찰' 벼랑끝으로

입력
2009.11.03 02: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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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시 수정 추진을 둘러싸고 여권 내 친이계와 친박계가 정면 충돌 양상을 보이고 있다.

2일 공성진 최고위원 등 한나라당 친이계 일부 의원들은 "(세종시 문제를) 국민투표에 부치자"며 세종시 수정론을 강하게 주장했으나, 친박계 이성헌 의원은 여권의 세종시 수정 추진 움직임을 비판하며 사무부총장직을 사퇴했다.

정운찬 총리와 친이계가 세종시 수정론을 강하게 밀어붙이는 가운데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를 비롯한 친박계는 원안 고수를 주장하면서 제동을 걸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이명박 대통령과 정몽준 한나라당 대표가 이날 오전 청와대에서 1시간 10분 동안 단독 회동을 갖고 세종시 수정 추진을 비롯한 정국 해법에 대해 논의해 앞으로 여권 내홍이 어떻게 전개될지 주목된다.

이 대통령은 이날 조찬 회동에서 "세종시는 충분히 숙고해서 하는 게 좋으니까 당에서 잘 논의할 필요가 있다"고 말해 세종시 수정 가능성을 열어뒀다.

이에 정 대표도 "충청에 실질적 도움이 되는 방법을 연구하면서 국가적 발전에 부합하게신중히 하겠다"면서 "이 사안을 검토하기 위해 이른 시일 내에 당에 기구를 만들 것"이라고 말해 수정론을 포함한 세종시 해법을 논의하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친이계인 공성진 최고위원은 이날 한나라당 최고위원회의에서 "국회가 세종시 관련 의견을 수렴하되, 국가안위에 영향을 미칠 수 있으므로 국민투표에 부의하는 것도 검토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차명진 의원도 이날 CBS라디오에 출연해 세종시 문제에 대해 "최종 결정은 국민이 해야 한다"며 국민투표 실시를 주장했다.

국민투표 방안에 대해 청와대 관계자는 "청와대의 뜻이 아니라 개인 의견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반면 박근혜 전 대표는 이날 국회 본회의 참석에 앞서 세종시 문제에 대한 기자들의 질문을 받고 "이미 할 말은 다 했다"며 원안 고수 입장을 재차 확인했다.

친박계 이성헌 제1사무부총장은 이날 당 홈페이지에 사무부총장직 사퇴를 알리는 글을 올려 "세종시를 둘러싼 당의 의사결정구조를 보면 과연 집권여당의 모습인지 심각한 의문을 품지 않을 수 없다"고 비판했다. 친박계 유기준 의원도 이날 라디오 방송에 출연, "세종시는 원안에서 크게 벗어나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국회에서 정운찬 총리가 대독한 시정연설을 통해 "정책 추진 과정에서 나타나는 오해와 갈등은 진솔한 대화를 통해 하나하나 풀어가겠다"고 말해 가급적 대화와 타협을 통해 세종시 문제를 풀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김동국 기자 dk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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