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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권 세종시 논란 확산/ 정운찬 박근혜 대권경쟁 1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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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권 세종시 논란 확산/ 정운찬 박근혜 대권경쟁 1R?

입력
2009.11.03 02: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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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시로 가는 길이 어떻게 결정되느냐에 따라 여권 2인자 그룹의 정치적 운명도 바뀌게 될 것이다."

세종시 문제를 놓고 정면 충돌하고 있는 정운찬 총리와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의 진로를 두고 나오는 얘기다.

정 총리는 '국가적 대사'라는 논리로 세종시 수정을 추진하고 있고, 박 전 대표는 '국민과의 약속 이행'이란 논거로 원안 고수를 주장하고 있다. 수정과 원안 가운데 어느 한 쪽으로 결론이 날 경우 정 총리와 박 전 대표 중 한 사람은 큰 상처를 입게 된다.

두 사람은 일단 국가 경영을 둘러싼 소신이 달라서 맞붙는 모양새를 보이고 있다. 그러나 여의도 정치권에서는 이번 갈등을 거대 담론 논쟁보다는 정치적 힘겨루기로 보는 시각이 적지 않다. 여권 2인자 간의 파워게임과 차기 대선주자간의 경쟁이 시작됐음을 알리는 신호탄이라는 것이다.

두 사람은 최근 세종시 건설을 놓고 정반대의 해법을 제시하며 첨예한 공방을 벌였다.

박 전 대표가 지난달 23일 약속과 신뢰 문제를 거론하며 "원안에다 필요하다면 플러스 알파(+α)가 돼야 한다"고 공개 천명하자 정 총리는 29일 "정치적 신뢰 이전에 막중한 국가 대사"라며 물러서지 않았다.

친박계의 수장이자 가장 유력한 대선주자인 박 전 대표와의 한판 대결도 마다하지 않을 만큼 세종시 수정 추진에 대한 강한 의지를 드러낸 셈이다.

이에 대해 박 전 대표도 "저의 개인적 신념으로 폄하해선 안 된다. 총리께서 뭘 잘 모르시는 것이다"라고 말하며 정 총리를 정면으로 비판했다.

두 사람이 극명한 대척점에 서면서 세종시 논란을 둘러싼 갈등은 패자에게 깊은 상처를 줄 수 있는 '치킨게임'으로 치닫는 형국이다.

여권의 잠재적 대선주자로 거론되는 정 총리와 박 전 대표가 의도했든 하지 않았든 세종시가 첫 번째 승부처가 될 수 있다는 관측이 흘러나오는 이유다.

친이계에서는 사실상 여권 내 차기 주자들의 대권 경쟁이 시작됐다고 보는 시각이 많다. 한 친이계 의원은 "대한민국을 뒤흔드는 큰 이슈로 양측 주장이 맞붙게 되면 소신의 문제 보다 정치적으로 해석될 수밖에 없다"면서 "정 총리는 건곤일척의 승부수를 던진 셈"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나 친박계는 대권 경쟁 조기 점화라는 시각에 대해 펄쩍 뛴다. 박 전 대표의 행보는 정치적 함의가 없는 정치 소신의 반영이라는 것이다.

한 의원은 "박 전 대표가 마치 충청권의 민심을 얻기 위해 원안 고수를 주장하는 것처럼 호도되고 있다"며 "신뢰와 약속, 원칙을 중시하는 박 전 대표의 평소 소신에 따른 것"이라고 강조했다.

고성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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