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토 보기를 돈같이 하라!'
누런 흙(황토)이 변신하고 있다. 발에 밟혀 산산이 부서지던 존재가 어느덧 우리 생활 깊숙이 스며들고 있다. 요즘 황토로 만든 방은 그리 놀라울 것도 없다. 최근 들어선 아예 황토를 바르고, 입고, 먹기까지 한다.
황토의 재발견 덕이다. '모든 독을 푼다'<동의보감> , '땀띠에 황토가루를 바르면 낫는다' <향약집성방> , '황토 온돌방에 솔잎을 깔고 자면 당뇨 고혈압 중풍에 탁월한 효과가 있다' <본초강목> 등 옛 문헌의 증언이 차례로 나오면서 황토 바람이 불고 있는 것. 본초강목> 향약집성방> 동의보감>
대표적인 효능은 항균 작용이다. 황토의 지올라이트 성분이 항균력을 높여주고, 노폐물을 제거해준다는 것. 또 카탈라에(katalase)와 프로테아(Protease) 효소는 각각 몸 속 독소 제거와 정화 작용에 효능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황토를 우려낸 물(지장수)은 우리 몸에 좋은 칼륨 마그네슘 나트륨 철이 녹아 있어 독을 제거하고 신진대사를 원활히 해줄 뿐만 아니라, 스트레스와 만성피로 해소, 살균 및 항암세포 억제 등의 효능을 가지고 있다.
덕분에 황토를 활용한 화장품 비누 샴푸 기저귀 치킨 한과 등 관련제품이 주목 받고 있다. 다만 워낙 유행을 타다 보니 광고만 요란한 상품이 쏟아지고 있는 터라 '무늬만 황토'인지는 꼼꼼히 따져봐야 한다.
'오색황토'는 화장품 브랜드다. 경남 고성군의 오색황토를 쓴다. 전 제품의 수분 주재료(base)로 사용되며, 국제 화장품원료 규격(ICID)에도 등재된 오색지장수가 핵심이다. 정제수와 오색황토를 7대 3 비율로 섞어 72시간 동안 전통 제조공법으로 만들어낸다.
특히 발효한방비누는 비싼 가격(100g, 1만5,000원)에도 불구하고 꾸준히 사랑을 받고 있다. 오색황토를 비롯해 홍삼 인삼 삼백초 등 29종을 달여낸 한방 진액과 황토 발효액 및 콜라겐이 포함돼 있다. 일반 비누의 때를 씻는 성분인 합성계면활성제 대신 팜 오일 등을 함유한 것이 특징. 노폐물 제거는 물론이고 영양과 보습까지 챙겨준다는 게 업체 설명이다.
이즈데어(isthere.co.kr)는 황토샴푸를 선보였다. 황토 감초 녹차 당귀 홍삼 대황 백강잠 홍화 등 10가지 생약성분으로 만들었다. 가려움증을 진정시키고, 비듬을 막아주는 효과가 있다.
LG생활건강의 '토디앙 황토'는 황토 성분이 들어간 기저귀다. 천연황토 보호막과 부드러운 순면감촉 안감시트가 아기피부를 부드럽고 건강하게 지켜준다. 지장수가 들어간 '토디앙 아기 물 티슈'도 각종 오염에 노출되기 쉬운 외출 시 유용하다.
웰빙 치킨브랜드를 표방한 예스치킨이 내세우는 것도 황토다. 자체 개발한 구이기에 황토를 첨가해 기존 오븐기보다 기름과 트랜스지방이 잘 빠지도록 했다는 것.
황토한과(pungiun.co.kr)는 지장수로 곡물을 정화ㆍ숙성하는 기술 덕분에 2004년 정부로부터 벤처농업으로 인정 받았다. 지장수 복분자 오디 녹차 등 웰빙 원료만 쓴 한과를 판매하고 있다.
고찬유 기자 jutda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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