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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농구/ KT 스피드 농구 "누가 3弱이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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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농구/ KT 스피드 농구 "누가 3弱이래"

입력
2009.11.03 02: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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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31일 창원 LG와 부산 KT의 시즌 첫 맞대결. KT가 박빙의 리드를 지키던 4쿼터 초반, 전창진 KT 감독이 작전타임을 불렀다. 전 감독은 차분한 목소리로 "한 개만 제대로 만들어보자"고 선수들을 독려했다. 그리고 조성민(26)의 돌파에 이은 신기성(34)의 3점슛 패턴을 주문했다.

KT의 공격이 시작됐다. 볼을 건네 받은 조성민이 과감하게 LG 골밑을 파고 들었다. 3명의 선수가 조성민의 드라이브인을 봉쇄하기 위해 몰려들었다. 조성민은 갑자기 몸을 틀어 3점라인 밖에 있던 신기성에게 환상적인 패스를 연결했다. 신기성은 노마크 찬스에서 깨끗한 외곽슛을 성공시켰다. 표현에 인색한 전 감독은 두 주먹을 불끈 쥐며 승리를 확신하는 표정을 취했다.

전창진 감독은 요즘 "농구가 재미있다"는 말을 입에 달고 산다. 선수들에게 주문이 많은 것으로 유명한 전 감독으로서는 너나 할 것 없이 한 발씩 더 뛰면서 감독의 주문을 완벽하게 소화해내는 선수들이 그렇게 예뻐 보일 수 없다.

전 감독은 "예전 동부가 김주성을 중심으로 하는 전술이 이미 완성됐던 팀이라면, KT는 처음부터 다시 만들어가는 보람이 있다"며 함박웃음을 짓는다. 시즌 개막 전 안양 KT&G, 대구 오리온스와 '3약'으로 지목됐던 KT는 시즌 초반 파죽의 5연승 돌풍을 일으키며 LG와 공동선두에 올라있다.

KT의 가파른 상승세는 빠른 스피드와 지치지 않는 체력, 전 감독의 치밀한 전술로 집약된다. KT의 전광석화 같은 속공은 이미 트레이드마크가 됐다. 외국인선수 제스퍼 존스의 약점인 수비는 국내 선수들의 끈질긴 도움수비로 거뜬히 극복해내고 있다. 시즌 전부터 강원도 태백과 일본 전지훈련에서 지옥 같은 체력 훈련을 견뎌낸 결과다.

KT의 팀 어시스트는 경기당 20개에 이른다. 엄청난 수치다. 선수 개인기에 의존한 일대일 공격보다는 철저한 팀 플레이에 의한 득점이 주를 이루기 때문이다. 전 감독은 "지난해 꼴찌를 차지한 선수들의 패배의식부터 털어내는 게 급선무였다. 요즘엔 선수들 표정에 어느 팀이든 이길 수 있다는 자신감이 넘친다"고 말했다.

허재원 기자 hooa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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