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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거대 중소기업 대출은행 파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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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거대 중소기업 대출은행 파산

입력
2009.11.03 02: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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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소상공인 대출 전문 은행인 CIT그룹이 1일 뉴욕 파산법원에 파산보호(챕터11)를 신청했다. 대형 금융회사에서 대출이 어려운 중소 업체의 자금줄 역할을 해 온 CIT그룹의 파산은 미국 내 서민 경제 회복에 큰 부담이 될 것으로 보인다.

CIT는 이날 성명을 통해 "90%의 채권자가 사전조정 파산계획을 선택해 100억 달러의 채무가 경감될 것이며 2개월 내 파산보호에서 벗어나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CIT의 파산 규모는 리먼브러더스홀딩스, 워싱턴 뮤추얼, 월드컴, 제너럴모터스에 이어 미국 역사상 5번째로 크다.

파산의 파장은 예상보다 클 것으로 보인다. CIT 그룹은 자산규모 710억 달러, 부채 649억 달러로 20위권 규모의 은행이지만 약 30만 개의 프랜차이즈 점포를 운영하는 2,000여 개 중소 기업에 대출을 해 주는 등 서민 경제의 숨통 역할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CIT의 파산은 이들 30만개 점포의 상품주문이나 월급지급 등에 차질이 생길 수 있음을 의미한다. 위기관리 전문업체 이글포인트 어드바이서스의 조 맬로프 이사는 AP통신에 "CIT는 업계에서 600파운드 무게의 고릴라와 같다"고 표현했다.

또 다른 피해자는 미 재무부로 지난해 말 우선주 지분 확보 형태로 CIT에 제공한 23억달러의 구제금융 자금을 허공에 날릴 위기에 처했다. 재무부는 이날 "투입한 자금의 상당부분을 회수하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혀 구제금융 중 첫 손실 사례가 될 것으로 보인다. CIT는 지난 9분기 동안 50억 달러의 손실을 기록하는 등 극심한 경영난을 겪어왔다.

CIT는 그러나"파산보호 기간에도 대출영업을 계속할 것"이라며 고객보호를 약속했다. 최대 채권자인 칼 아이칸이 파산보호 과정에서 10억달러 지원을 약속해, 경영진과 채권자가 구조조정 안과 함께 파산을 신청하는 사전조정 파산 방식을 취했기 때문이다.

최지향 기자 jhcho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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