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이 다시 '투사'로 변신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막바지로 치닫는 뉴저지 주지사 선거에서 현 주지사인 민주당 존 코자인 후보를 지원하기 위해 일요일인 1일 하루 종일 표밭을 누볐다. 캠덴과 뉴어크에서 잇달아 대중연설을 하는 등 하루 동안 5개의 선거지원 일정을 소화했다.
3일 치러지는 뉴저지와 버지니아의 주지사 선거는 오바마 행정부 출범 이후 첫번째 중앙 선거라는 점에서 오바마 대통령에게는 의미가 적지 않다. 언론은 이 선거에 오바마 대통령에 대한 신임평가의 성격이 있다고 보면서 내년 중간선거의 판세를 가늠할 수 있는 '리트머스 시험지'라는 해석도 내놓고 있다. 두 선거와 백악관 정치의 함수관계를 외면하던 오바마 대통령은 뉴저지주의 판세가 여의치 않게 돌아가자 "백악관에서 함께 일할 최적의 동반자"라며 민주당 후보 추켜세우기에 뛰어들었다.
뉴저지주의 여론조사는 초박빙이다. 연방검사 출신인 공화당 크리스토퍼 크리스티 후보가 43%, 코자인 후보가 42%이다. 한달전에는 크리스티 후보가 10% 가까이 앞섰으나 선거가 임박하면서 혼전양상으로 변했다.
뉴저지와 달리 버지니아는 일찌감치 공화당으로 승세가 기울었다. 백악관과 민주당 내부에서조차 후보를 잘못 낙점했다며 자중지란이 일어날 정도다. 주상원의원인 크레이그 디즈 민주당 후보는 "오바마 행정부의 경제정책이 선거를 어렵게 한다"고 노골적으로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주 검찰총장 출신인 공화당 로버트 맥도널 후보는 천문학적 규모의 재원이 소요되는 경기부양책과 건강보험 개혁을 거론하며 버지니아 유권자의 증세 불안심리를 자극, 판세를 굳히고 있다.
오바마 대통령이 뉴저지주 지원유세에 발벗고 나선 것은 두 곳을 다 내줄 수는 없다는 절박함 때문. 특히 뉴저지는 버지니아와 달리 전통적인 민주당 텃밭이어서 패배시 충격이 더 클 수 밖에 없다. 대선 때 오바마는 뉴저지에서 15% 포인트 이상 차이로 낙승했고, 의회도 민주당이 장악하고 있다. 오바마 대통령은 지난 대선에서는 버지니아에서도 승리했다.
이날 유세에서 오바마 대통령은 "내가 상원의원으로 출마했을 때 아무도 나를 알지 못했지만, 코자인 후보만은 지지를 보냈다"고 개인적 유대감을 강조했다. 코자인 후보도 "오바마와 함께 전진하자"고 호소했다.
내년 중간선거는 하원 전원과 상원의석 3분의 1 이상, 37곳의 주지사 선거가 예정돼 있다. 현재로선 경기침체와 세금 문제가 최대 쟁점으로 부각된 상태다.
워싱턴=황유석 특파원 aquariu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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