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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널리스트 '오답의 계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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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널리스트 '오답의 계절'

입력
2009.11.03 02: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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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에는 애널리스트의 말을 믿지 마라.'

11월 한국 증시에 애널리스트 경계령이 내렸다. 각 증권사 애널리스트가 분석해 내놓은 주요 상장기업에 대한 가치 평가를 20% 가량은 '디스카운트'하라는 것이다.

대우증권은 2일 내놓은 '실적 전망 보수적으로 바라 보자'는 분석자료에서 올 3, 4분기 주요 기업의 실제 실적이 애널리스트가 사전에 전망한 수치에 크게 미치지 못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 증권사에 따르면 2005년 이후 자료를 분석한 결과, 실제 실적과 애널리스트 전망치가 가장 큰 차이를 보인 시기는 4분기이며, 실제 실적이 전망치 보다 20%나 저조했다.

조승빈 연구원은 "현재 애널리스트의 전망치가 나온 339개 종목의 4분기 영업이익 합계는 21조원으로 예상되지만, 4분기 실적 전망이 과대 평가됐던 경향을 감안하면 실제로는 16조7,000억원에 머물 수 있다"고 밝혔다. 그는 또 "실적이 좋지 않을수록 발표를 미루는 속성을 감안하면, 마감 2주전인 현재까지도 3분기 실적을 공개하지 않은 기업의 경우 매출이나 수익성이 예상에 못 미칠 가능성이 높다"고 덧붙였다.

NH투자증권도 4분기 이익 전망의 착시현상을 경고했다. 김형렬 연구위원은 "국내 기업은 결산기가 다가올수록 연중 처리하지 않는 각종 비용을 반영하는 경우가 많다"며 "예년의 경우 기업 실적 전망에 대한 증권업계 추정치가 11월부터 계속 악화한 이유도 그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전문가 대부분은 "주요 상장기업의 4분기 실적이 현재 예상치에 미치지 못하면 연말까지 코스피지수는 3분기에 기록한 고점을 회복하지 못하게 될 것"이라는 데 입장을 같이 하고 있다. 신영증권 김세중 연구위원은 "연내 1,500선까지의 조정을 염두에 두는 등 당분간 실적에 대한 기대치는 낮추고 보수적인 접근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하지만 '망하는 업종에서도 흥하는 기업'은 있는 법. 대우증권은 시장 전반의 부정적 대세에 역행하는 기업에 투자한다면 긍정적인 성과를 거둘 수 있다고 주장했다. 즉 이미 발표된 3분기 실적이 전문가의 예상 실적을 뛰어 넘고, 해당 기업에 대한 4분기 실적 전망도 시간이 갈수록 상향 조정되는 곳을 고르라는 것이다.

대우증권에 따르면 이런 기준에 부합되는 종목은 삼성전기, 한국타이어, 기아차, 전북은행, GS건설 등이다. 삼성전기는 3분기 영업이익이 당초 전망(846억원)보다 50% 이상 많은 1,282억원으로 집계된데다가 4분기 실적 전망도 연일 높아지고 있다. 기아차와 전북은행 역시 3분기 영업이익이 예상치보다 50% 가량 늘어나고, 4분기에도 실적 개선 추세가 이어질 전망이기 때문이다.

실적 개선이 예상 되면서도 배당성향이 높은 종목을 고를 경우에는 SK텔레콤과 웅진씽크빅, GS홈쇼핑, 휴켐스 등이 유망 종목으로 꼽혔다. 휴켐스의 경우 3분기 영업이익은 263억원으로 시장 전망(202억원)보다 30% 이상 높았으며, 연말 배당수익률도 3.4%로 예상되고 있다.

조철환 기자 chch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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