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은 2일 "우리가 아량을 보여 미국과 회담을 해보고 6자회담을 포함한 다자회담도 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힌 만큼 이제는 미국이 결단을 내릴 차례"라고 주장했다.
북한은 이날 외무성 대변인이 조선중앙통신 기자 질문에 답변하는 형식의 발표를 통해 "우리가 도달한 결론은 당사자들인 조미(북미)가 먼저 마주앉아 합리적인 해결 방도를 찾아야 한다는 것"이라며 이 같이 밝혔다.
북한의 발표는 '북미 양자대화 결과를 보고 6자회담 복귀 여부를 결정하겠다'는 기존 입장을 되풀이한 것이다. 또 지난달 23일 미국에 도착한 리근 외무성 미국국장이 뉴욕에서 성 김 미 국무부 북핵특사와 만났지만, 북한은 이 접촉 결과에 만족하지 못한다는 뜻도 내포하고 있다. 북한은 이에 따라 "미국이 아직 우리와 마주앉을 준비가 되어있지 않다면 우리도 그만큼 제 갈 길을 가면 될 것"이라는 압박성 주장을 펼치기도 했다.
하지만 북한이 이날 발표에서 "(리근ㆍ성 김 접촉은) 조미회담을 위한 예비접촉이 아니었으며 따라서 접촉에서는 조미대화와 관련되는 실질적인 문제가 토의된 것이 없다"고 밝힌 대목을 주목해야 한다는 분석도 있다. 북한이 리근ㆍ성 김 접촉을 북미 직접대화 재개로 간주하기를 꺼리는 미국 입장을 배려한 것으로 볼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한일 외교가에서는 북미 뉴욕 접촉 이후 양측이 양자대화 문제에 원칙적인 합의를 이뤘다는 관측도 나온다. 한 외교소식통은 "스티븐 보즈워스 미국 대북정책 특별대표가 11월 방북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물론 미국은 북한의 조건 없는 6자회담 복귀를 촉구하면서 북미대화를 서두르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보즈워스 대표의 방북이 성사되더라도 그 의미를 확대해석하려는 북한과 평가절하하려는 미국 간 입장 충돌이 계속될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정상원 기자 ornot@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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