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가 동대문 흥인시장 앞 노점상 강제 철거에 나서면서 상인들과 충돌을 빚고 있다. 노점 상인들은 "서울시가 1년 전 노점상 특화거리를 약속했다가 말을 바꿨다"며 반발하고 있다.
서울시는 29일 오후 8시께 경비업체 직원들을 동원해 흥인시장 앞 노상에서 상인들이 운영하던 노점 10여개를 강제 철거했다. 이에 항의하던 상인들이 인근 도로로 나오면서 상인 12명이 도로교통법 위반 등으로 경찰에 연행됐고 1명은 다쳐 병원으로 이송됐다.
서울시 관계자는 "옛 동대문운동장 터에 27일 동대문역사문화공원이 일부 개장하면서 주변 지역을 정리할 필요가 있다"며 "수차례 자진 철수를 요구했는데도 계속 장사를 해 철거가 불가피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 지역 노점 상인 50여명은 30일 다시 이곳에 천막과 좌판을 설치하고 철거에 맞서고 있다. 서울시가 지난해 동대문역사문화공원 사업을 시작하면서 노점상들에게 노점 특화거리를 조성하겠다고 약속했다는 것이 상인들의 주장이다.
한 상인은 "시 약속만 믿고 한양공고 뒤편 거리로 옮겼다가 그곳에서도 첨단의류기지센터를 건립한다면서 우리를 쫓아내려고 한다"며 "서울시에서 이번 달에는 청계8가 인근에서 장사할 수 있도록 해주겠다며 진열대를 가져간 뒤에 돌려주지도 않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서울시 관계자는 "노점상 특화거리를 약속한 적은 없다"며 "상인들을 선별해 황학동 벼룩시장에서 장사를 할 수 있게 해줄 계획인데 상인들이 막무가내로 이를 거부하고 있다"고 말했다.
남보라기자 rarara@hk.co.kr
김현우기자 777hyunwo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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