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객과 맞춘 눈높이죠." 글로벌 외산 업체들의 파상 공세에 당당히 맞서는 국내 토종 브랜드의 전략은 단순했다.
"궁극적인 목표 타깃 점이 경쟁 업체는 아니거든요. 최종 승부는 '고객들의 마음을 누가 얻느냐'에서 판가름 나는 것 아니겠습니까?"
자신감이 넘쳐 보였다. 국내 전사자원관리(ERP) 솔루션 업체인 영림원소프트랩(1993년 설립)의 권영범(56ㆍ사진) 대표가 밝히는 경영 전략은 확실했다. 영림원소프트랩(이하 영림원)은 각 기업 기간 업무인 회계와 인사, 재무를 포함해 생산 및 구매, 재고 주문 등의 업무를 돕는 통합 전산 시스템인 ERP 사업 분야의 국내 대표 1위 업체다.
이 업체는 국내 ERP 시장에서 오라클과 SAP, IBM, 마이크로소프트 등 세계적인 글로벌 업체들과의 경쟁 속에서도 어깨를 나란히 할 만큼 높은 기술력을 갖추고 있다.
영림원은 특히 최근 부광테크론의 ERP 프로젝트 공급 계약에서 마이크로소프트(MS)를 밀어내고 자사 솔루션 구축 계약을 따낸 데 이어, SAP의 인사관리시스템을 이용해 온 안철수연구소와 오라클의 ERP를 써 온 중견 업체 휴온스 제약에 잇따라 제품 공급권을 얻어 냈다. 글로벌 업체와의 정면 대결에서 판정승을 이끌어 낸 것이다.
비결은 뭘까. "품질과 서비스를 통한 고객들의 신뢰도라고 생각해요. 구매한 제품에 대해 고객이 만족하지 않으면 끝까지 책임을 져야 하는 게 기업으로서 가져야 하는 진정한 자세라고 생각합니다. 이런 점에서 (경쟁업체들에 비해) 더 많은 점수를 얻은 것 같아요."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에 제품 구매에서부터 유지, 보수를 일관되게 운영하는 '원스톱' 전략이 고객들의 마음을 움직였다 게 권 대표의 설명이다.
영림원의 '원스톱' 전략은 기술력에서부터 비롯되고 있다. 올해 1월 내놓은 신제품 'K-시스템 지니언'을 써 보고 만족하지 못하면 매년 20%의 감가 상각분을 제외한 나머지 판매금액을 되돌려 주기로 한 공격적인 마케팅도 이 같은 기술력을 기반으로 기획된 프로모션이다.
이 제품은 포털, 업무프로세스관리(BPM), 그룹웨어, 국제회계기준(IFRS) 등이 포함된 통합적인 개념의 ERP 솔루션으로 기존 제품에 비해 역량관리와 관리회계, 전략경영, 공급방관리(SCM)와 같은 기능을 확장한 게 특징이다.
제품에 대한 신뢰도가 높아지면서 영림원은 지난해 사상 처음으로 돌파한 100억원대의 매출을 올해에는 120억원대로 끌어올릴 방침이다.
주력 제품에 대한 퀄리티도 높여 나갈 계획이다. 권 대표는 "내년 초에는 온라인분석처리(OLAP) 등 비즈니스인텔리전스 기능까지 K-시스템에 포함시켜 분석 서비스까지 서비스 영역을 넓혀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내수 시장에서의 얻은 자신감을 바탕으로 영림원측이 요즘 준비 중인 새로운 사업 포트폴리오는 글로벌 시장 진출 확대 전략.
중국과 베트남, 일본에 진출한 글로벌 거점 지역을 유럽과 북미 등을 비롯한 선진국으로 점차 넓혀나간다는 복안이다. 국내 시장이 아닌 세계를 무대로 글로벌 기업들과 본격적인 한판 승부를 벌여 보겠다는 구상에서다.
권 대표는 "최상의 솔루션과 감동 서비스 제공으로 아시아 시장을 넘어 글로벌 시장에서도 통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 줄 계획"이라며 "토종 ERP 브랜드로서의 매운 맛을 전 세계에 알려 나갈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허재경 기자 rick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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