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콜롬비아가 콜롬비아내 군사기지들에 대한 미군의 접근을 확대하는 내용을 골자로 하는 군사협력 협정에 정식으로 서명했다고 AFP 통신 등 외신들이 30일 보도했다.
미국은 이로써 콜롬비아의 7개 공군기지를 자유롭게 사용하게 된다. 콜롬비아에 주둔하는 미군과 군속의 규모는 군인 800명, 군속 600명 선을 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콜롬비아 외무부는 이날 성명을 통해 협정은 "양국간에 대등한 주권 존중, 영토 보전, 내정 불간섭 등의 원칙들을 존중한다는 정신에 기초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군사협력 협정의 구체적 내용은 발표하지 않았다.
콜롬비아 정부는 다른 남미 국가들이 콜롬비아 내 미군 주둔에 강하게 반발하는 것과 관련해 마약 밀매와의 전쟁을 효과적으로 치르려는 목적일 뿐 다른 어떤 전략적 복선도 없다고 일축했다.
차베스 베네수엘라 대통령은 그동안 미국과 콜롬비아의 군사협력 협정이 지역안보를 크게 위협할 것이라고 규탄해 왔으며 볼리비아와 니카라과의 좌파 정부도 군사협정에 우려를 표시해 왔다.
콜롬비아 일부에서도 협정 가운데 주둔 미군에 대해 범죄 면책 특권을 허용하는 조항이 포함되어 있을 것이라며 벌써부터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미국 정부는 군사협력 협정 체결에 앞서 이미 4,600만 달러의 원조자금을 콜롬비아 정부에 제공했다. 중남미 국가들 가운데 가장 친미적인 성향을 보여온 콜롬비아는 지난 2000년 이후 군사원조 명목으로 모두 60억 달러의 원조를 받았다.
미국 정부는 중남미 지역의 마약단속을 위해 미군이 사용해 온 에콰도르 만타 공군기지 임대 기간이 만료된 가운데 반미 성향의 라파엘 코레아 에콰도르 대통령이 임대기간 연장을 거부하자 콜롬비아 정부와 접촉해 대체기지를 확보하게 된 것이다.
최형철 기자 hccho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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