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에서 마오주의(중국 공산당 혁명을 이끈 마오쩌둥의 사상) 반군의 무력 시위가 크게 확산되고 있다. 최근 4년 동안 반군과 무장충돌 중 사망한 인도 경찰은 900명에 이른다. 이는 아프가니스탄에서 같은 기간 사망한 연합군(1,100명)에 육박하는 규모다.
뉴욕타임스는 인도 전체 28개주(州) 가운데 20개주에서 마오주의 반군이 활동할 정도로 세력이 빠르게 늘어나고 있다고 1일 보도했다. 인도 마오주의자들은 동부 차티스가르주(州)의 인드라바티 강 인근의 산과 정글을 근거지로 전국적으로 활동하고 있다. 이들이 벌이는 소요사태는 거의 매일 발생할 정도다.
지난 달 8일 마하라쉬트라주(州) 라헤리 마을에서는 마오주의자들이 경찰을 함정으로 유인해 17명이나 사살했다. 이날 경찰들이 마오주의자 두 명을 추격하던 도중 논으로 나가자 무장한 잠복 반군이 나타나 경찰들을 포위했고 양측 사이에 치열한 총격전이 발생했던 것.
마오주의 반군의 '해방구'가 수천㎢에 이르는 차티스가르주(州)에서 지난 5년간 마오주의 반군이 터뜨린 폭탄은 1,000여개에 이른다. 또 지난 2주일 동안 마오주의자들은 자르칸드(州)에서 학교 2곳을 불태웠고 웨스트벵갈에서는 기차 승객들을 납치했다가 풀어주기도 했다.
마오주의 반군들은 이 같은 폭력성 때문에 비난을 받으면서도 계속 지지기반을 넓혀가고 있다. 인도 하층민들의 '박탈감과 궁핍'을 토양으로 하고 있기 때문이다. 1967년 지역 농민봉기에서 시작된 이들의 활동을 하층민들은 '로빈 후드'의 활약처럼 받아들이기도 했다.
특히 최근 인도의 급속한 경제성장의 부작용으로 빈부격차가 더욱 확대되고 있어 마오주의자들의 활동도 활발해 지고 있다. 마오주의자들은 인도 정부가 경제개발을 명목으로 각 지역 토착민들이 대대로 살아왔던 땅과 자원을 빼앗고 있다고 비난하고 있다.
인도 정부는 마오주의자들을 소탕하기 위해 7만명의 병력을 투입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 다양한 인종과 수많은 소수부족들로 구성된 인도에는 오래 전부터 수많은 분리주의 집단들이 존재해 왔지만 대부분 인도의 복잡한 제도권 정치 속으로 흡수됐다. 하지만 마오주의자들에게는 '체제 전복'이라는 비타협적이고 확고한 목표가 있기 때문에 정부와 타협을 기대하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
뉴욕타임스는 "마오주의자들의 목표대로 인도 체제를 전복하는 것은 불가능해 보이지만, 그렇다고 인도정부가 마오주의 세력을 뿌리 뽑는 것 또한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진희 기자 rive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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