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사람의 신분증을 제시해 경찰과 법원을 감쪽같이 속인 40대 남성이 뒤늦게 '고백성사'를 하고 구속의 길을 택했다.
1일 검찰과 경찰 등에 따르면, 자영업자 조모(41)씨는 지난 7월 서울에서 경찰의 음주 단속을 피해 골목으로 달아나다 붙잡혔다. 무면허였던 조씨는 음주측정을 거부하다 단속 경찰에게 주먹까지 휘둘러 경찰서로 연행되고 말았다.
공무집행방해 및 음주측정거부 혐의로 입건되자 조씨는 무면허 운전이 들통날까 봐 엉겁결에 가지고 있던 후배 김모씨의 운전면허증을 제시했다. 경찰은 이를 그대로 믿고 김씨 명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고, 법원도 전혀 눈치채지 못했다. 게다가 김씨에게는 별다른 전과도 없는 점 등이 감안돼 영장마저 기각됐다.
구속은 면했지만 조씨는 사건이 진행되면서 불안감을 떨칠 수 없었다. 그는 결국 검찰에 출석해 자신은 김씨가 아니라고 실토했다. 서울중앙지검 형사6부(부장 장호중)는 조씨에 대해 공문서 부정행사 혐의 등으로 구속영장을 청구했고, 법원도 이번에는 "죄질이 좋지 않다"며 영장을 발부했다.
김정우 기자 woo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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