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계 9언더파로 동타를 이룬 최나연(22ㆍSK텔레콤)과 마리아 요르트(스웨덴)가 마지막 18번홀(파5ㆍ500야드) 페어웨이에 나란히 섰다. 드라이버를 페어웨이 정중앙에 안착시킨 둘은 약속이나 한 듯 '투 온'을 노리며 승부수를 띄웠다.
핀까지 210야드를 남긴 최나연이 19도 하이브리드로 친 세컨드 샷은 핀에 12m 못 미친 그린 에지에 떨어졌다. 그리고 요르트의 세컨드 샷. 220야드를 남기고 4번 아이언을 쥔 요르트는 회심의 세컨드 샷을 그린 앞 해저드에 빠뜨리고 말았다. '필드위의 얼짱' 최나연의 우승이 확정되는 순간이었다.
최나연이 생애 두 번째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우승을 고국 팬들이 보는 앞에서 차지했다.
최나연은 1일 인천 영종도 스카이72 골프장 오션코스(파72)에서 열린 LPGA 하나은행-코오롱 챔피언십 2009 마지막 3라운드에서 보기 없이 버디 5개를 잡는 완벽한 플레이로 합계 10언더파 206타로 우승을 차지했다.
챔피언조에서 동반 라운딩을 펼친 요르트, 청야니(대만)와 18홀 내내 피 말리는 접전 끝에 거둔 통쾌한 승리였다. 최나연은 전반 3타를 줄였지만 각각 4개와 5개의 버디를 뽑아낸 청야니와 요르트에 1타 차로 끌려갔다. 그러나 15번홀(파4) 버디로 요르트와 공동선두에 올라선 뒤 마지막 홀에서 환상의 세컨드 샷으로 버디를 추가, 요르트와 청야니를 1타 차로 따돌리고 극적인 역전 우승을 거뒀다.
최나연은 지난 9월 삼성월드챔피언십 이후 두 번째 우승컵을 들어 올리며 우승상금 22만5,000달러를 거머쥐었다. 최나연은 "국내에서 열리는 대회인 만큼 대한민국 선수의 자존심을 꼭 지키고 싶었다"며 "상금랭킹 10위권 진입이 목표였는데, 앞으로 남은 3개 대회에서 5위권에도 도전해보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한편 상금왕, 올해의 선수, 최저타수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는 신지애(21ㆍ미래에셋)는 합계 3언더파로 6위에 올라 포인트 5점을 추가하며 나란히 공동 44위에 그친 로레나 오초아(멕시코), 크리스티 커(미국)와의 격차를 더욱 벌렸다.
영종도=허재원 기자 hooa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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