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말 국내 증시가 기술적으로 중요한 1,580선을 지켜냈지만 여전히 불안한 양상이 전개되고 있다. 최근 조정이 우리 증시에 국한된 게 아니라는 점은 다행이지만, 글로벌 증시 전반의 모양새가 기술적 반등 정도만 기대할 수 있는 상황으로 변해 버렸다는 것은 부담이다. 미국의 3분기 국내총생산이 예상보다 높았지만, 지난 주말 뉴욕 증시 폭락이 보여주듯이 그동안 성장세를 이어갈 수 있을지 여부에 대한 회의감이 시장의 상승 탄력을 저해하고 있다.
미국 경제가 불안할수록 달러화는 강세가 되고 증시에는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달러화는 기조적으로 약세이겠지만, 경기 회복에 대한 의문이 생기거나 금융시장에 불안감이 생기면 일시적으로 다른 통화에 비해 강한 모습을 보이는 경우가 많다.
과거 경험상 달러가 강세인 구간에서는 미국을 제외한 다른 국가 증시는 미국 증시를 이기지 못해왔다. 미국 증시가 빠지면 다른 나라 증시는 더 빠지거나, 미국이 올라도 덜 오르게 된다는 것이다.
달러 약세는 미국을 제외한 국가의 경제상황이 상대적으로 양호하다는 점을 반영하는 측면도 있지만, 미국이 풀어낸 자금으로 달러 가치가 훼손되면서 기대수익률이 높은 곳으로 움직인 결과가 반영된 측면도 있다. 미국 경제 지표가 예상에 미치지 못하는 것이 다러 가치를 높이는 모순된 상황이라 달러 강세가 어색한 것은 사실이지만, 이유야 어찌 되었든 '달러 강세는 부담'이라는 점은 염두에 두어야 할 부분이다.
한국이난 미국이나 단기 낙폭이 컸기 때문에 기술적 반등은 충분히 기대할 수 있다. 다만 시장 전반의 냉소적 시각을 이겨낼 수 있는지 여부가 문제다. 이번주에는 중요한 경제지표가 줄줄이 대기하고 있다.
미국, 유럽연합, 영국, 호주 등 주요 국가가 정책금리를 결정하게 된다. 또 초미의 관심사인 미국의 실업률도 발표된다. 기본적으로 미국이나 다른 국가들이 금리를 올린 형편은 아니지만 구두 개입을 통해 시장에 메시지를 전달할 가능성은 높다. 특히 호주의 금리 인상 여부가 주목되는데 10월 선제적으로 금리를 올리고 11월에도 한번 더 올릴 수 있다는 것이 시장의 중론이다. 호주의 경제 상황을 감안하면 충분히 그럴 수 있다는 분위기지만, 국가별로 금리 인상이 본격화한다는 투자심리에는 부담이 될 가능성이 높다.
금리보다 미국의 실업률이 더 관심사일 수도 있다. 실업률이 더 오를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지만, 오르는 속도가 얼마나 되는가도 중요하기 때문이다. 예상보다 가파르면 심리적 충격으로 다가오기 십상이다. 지난주 조정 폭이 크긴 했지만, 기술적 반등 이상을 기대하기에는 확인해야 할 사안들이 너무 많이 산재해 있다는 것이 부담이다.
하나대투증권 리서치센터장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