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은 29일 자국 언론을 통해 서방과의 핵협상 합의안에 대한 최종 입장을 국제원자력기구(IAEA)에 통보했다고 밝혔다. 앞서 마무드 아마디네자드 이란 대통령은 이날 "농축 우라늄 교환을 환영하고 (서방과) 협력할 준비가 돼 있다"고 국영TV를 통해 말했다. 그러나 이란의 입장이 합의안을 수용하기로 한 것인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AFP 통신은 "IAEA 모하메드 엘바라데이 사무총장이 아스가르 솔타니에 IAEA 주재 이란 대사로부터 핵협상 합의안에 대한 이란의 최종 입장을 전달받았다"며 핵협상에 참여해온 IAEA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이란과 핵 협상 당사국들이 곧 합의에 이를 것"이라고 전했다.
하지만 솔타니에 대사가 "(이란의) 기술적 경제적 상황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는 입장을 보였다는 이란 알 알람TV의 보도에 비추어 이란 측이 합의안 수정을 요구했을 가능성이 커 최종 합의까지는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지난 21일 오스트리아 빈 협상에서 도출된 합의안은 이란이 보유한 농축 우라늄을 제3국에서 가공 처리해 의료용 원자로 가동을 위한 연료봉으로 만든 뒤 이란에 돌려주는 방안을 주 내용으로 하고 있다. 이를 위해 이란은 현재 보유하고 있는 농축 우라늄의 70% 가량인 1,200kg을 연말까지 러시아에 보내야 하는데 이란 내부 반발이 크다.
야당 지도자 미르호세인 무사비를 비롯, 이란 내에서는 많은 양의 농축 우라늄 비축분을 한꺼번에 건네는 것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다. 쟁점은 이란이 얼마나 빨리 보유 저농축 우라늄을 해외로 반출하느냐다. 이란 언론들은 유엔이 제시한 해결책과는 달리 저농축 우라늄은 한번에 외국으로 보내는 대신 단계적으로 이송하는 한편 연구용 원자로에 사용할 고농축 우라늄을 제공받는 것이 이란의 희망이라고 전하고 있다. 하지만 미국 등 핵협상 당사국이 이란의 수정안을 거절할 공산이 커 갈등이 예고된다. 이란은 적은 양의 우라늄을 가지고도 핵무기를 가공할 수 있는 기술력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서방국에서는 어떻게든 우라늄을 빨리 반출하기를 원한다.
한편 IAEA 사찰단 4명은 이란의 제2 우라늄 농축 시설 건설현장에서 25일부터 3일 동안의 조사를 마치고 29일 IAEA 본부가 있는 오스트리아 빈으로 돌아갔다. 아마디네자드 대통령은 "IAEA에 이란의 연구용 원자료에 대한 핵 사찰을 허용한 것은 이란이 평화적 목적의 핵연료를 생산한다는 점을 입증할 것"이라고 말했다.
채지은 기자 cj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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