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KT의 고민은 허약한 센터진이다. 올시즌 사활을 걸고 전체 2순위로 뽑았던 외국인센터 그렉 스팀스마가 중도 하차하면서 KT의 골밑은 더욱 약해졌다.
29일 서울 삼성과의 잠실 원정경기를 앞둔 전창진 KT 감독의 고민은 깊을 수밖에 없었다. 삼성은 테렌스 레더(200cm)와 이승준(204cm)이 지키는 더블포스트가 돋보이는 팀. 삼성의 견고한 골밑을 공략하기 위한 전 감독의 승부수는 강력한 압박수비였다.
KT는 경기 초반부터 코트 절반을 이용해 적극적인 수비전략을 펼쳤다. 경기 막판 승부처에나 볼 수 있는 광경이었다. 전 감독의 과감한 승부수는 10명 안팎을 고루 활용하는 폭넓은 선수 기용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좀처럼 한 선수의 출전시간이 30분을 넘지 않는 KT는 체력의 우위를 앞세워 시종일관 삼성을 압박했다.
그 결과 KT는 삼성이 자랑하는 가드진을 압도했다. 삼성의 이상민-이정석-강혁 가드진은 17점 10어시스트를 합작하는 데 그쳤다. 반면 KT는 그간 부진했던 신기성이 19점 6어시스트로 제 몫을 다했다. 체력과 스피드에서 삼성을 압도한 KT의 100-83 완승이었다. 3연승의 휘파람을 분 KT는 4승2패가 돼 원주 동부와 공동 3위로 도약했다. 3승3패의 삼성은 공동 5위가 됐다.
경기 후 전 감독은 "신기성이 모처럼 완벽한 경기 조율을 했고, 국내 선수들이 자신감 있게 득점에 나서준 게 승인"이라고 말했다.
인천에서는 3점슛 5개 등으로 27점을 폭발한 전태풍을 앞세운 전주 KCC가 홈팀 전자랜드를 86-83으로 따돌렸다. KCC는 2연승으로 초반 부진을 떨쳐내며 5할(3승3패)승률에 복귀했다. 전자랜드는 5연패에 빠지며 최하위의 수모를 당했다.
한편 한국농구연맹(KBL)은 이날 오후 서울 논현동 KBL 센터에서 재정위원회를 열고 지난 27일 삼성-SK 경기에서 발생한 오심과 관련, SK의 재경기 개최 요구는 받아들일 수 없다고 밝혔다.
허재원 기자 hooa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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