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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창립 40주년/ 이코노TV·애니콜 신화… 불혹 맞은 '국가대표' 기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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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창립 40주년/ 이코노TV·애니콜 신화… 불혹 맞은 '국가대표' 기업

입력
2009.10.30 08: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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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대표 기업 삼성전자가 11월1일이면 40주년을 맞는다.

1969년에 36명의 직원과 자본금 3억3,000만원으로 출발한 삼성전자는 40년 만에 '국가 대표'기업으로 전세계가 깜짝 놀랄만한 눈부신 발活?했다. 첫 해 3,700만원에 불과했던 매출은 올해 130조원을 넘어설 전망이다.

삼성전자의 도약원년은 83년. 이병철 선대 회장이 '도쿄 선언'을 통해 반도체 산업 진출을 발표, 그 해 11월 이건희 전 회장이 세계에서 3번째로 64K D램 메모리 반도체를 개발하며 반도체 사업에 뛰어들었다.

87년 경영권을 물려받은 이 전 회장은 93년 "마누라와 자식만 빼고 다 바꾸라"는 유명한 말을 남긴 '프랑크푸르트 선언'을 통해 대변화를 주도했다. 이듬해 삼성전자는 휴대폰으로 '애니콜 '신화를 만들었고, 반도체와 정보기술(IT) 기기를 앞세워 본격 디지털 기업으로 변신했다.

이제 삼성전자는 반도체, LCD TV, 휴대인터넷(와이브로), 모니터 등 세계 1위를 달리는 제품을12개나 보유하고 있다. 세계적 경기 침체에도 불구하고 연 매출 100조원, 영업이익 10조원의 벽을 뛰어넘을 전망이다. 삼성전자는 30일 서울 서초동 삼성타운에서 3분기 실적 발표 및 창립 40주년 기념식을 연다.

■ 반도체의 신화

삼성전자를 거론할 때 반도체를 빼놓을 수 없다. 세계 일류 기업 도약의 신화가 반도체에서 시작됐기 때문이다.

1974년에 파산한 한국반도체를 인수한 삼성전자는 이병철 선대 회장이 83년에 반도체 사업 진출을 선언하며 반도체 기업으로 변신한다. 주변에서는 "반도체 사업을 하면 망한다"고 만류했지만 이건희 전 회장이 그 해 11월 64K D램을 세계에서 3번째로 개발에 성공했다.

이후 삼성전자는 93년에 반도체 대국인 미국과 일본을 제치고 세계 메모리 반도체 업계 1위 기업으로 도약하며 명실상부한 글로벌 기업이 됐다. 그만큼 반도체 사업은 삼성전자의 힘이다.

D램

삼성전자가 반도체 분야에서만 거느린 1등 상품은 무려 6개나 된다. 대표적인 제품이 널리 알려진 D램 메모리 반도체. 각종 전산 자료를 읽고 쓸 수 있는 D램은 컴퓨터(PC)의 주기억장치로 쓰이는 핵심 부품이다.

삼성이 D램 분야에서 세계 1위에 오른 것은 1992년에 세계 최초로 64M D램을 개발한 것이 계기가 됐다. 당시로서는 대용량이었던 64M 용량의 D램을 개발한 업체는 없었다. 덕분에 삼성전자는 이듬해인 93년 세계 메모리 반도체 1위 업체로 도약했다.

이후 삼성전자는 세계 최초 제품을 잇따라 쏟아냈다. 이 전 회장이 주변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과감히 비용과 인력을 투자한 결과였다. 94년 256M D램, 96년 1G D램, 2001년 4G D램을 내놓았고 2006년 50나노 D램, 올해 4G DDR3 D램까지 모두 삼성전자가 세계 최초로 개발한 제품들이다.

세계 최초는 곧 세계 1등으로 이어지며 2008년 D램 메모리 반도체 세계 시장에서 29.9%의 점유율을 유지하며 16년 동안 한 번도 1위 자리를 내주지 않았다.

낸드플래시

D램의 성공 신화는 낸드플래시 메모리 반도체로 이어졌다. 낸드플래시 메모리 반도체는 크기가 작고 얇아서 MP3, 디지털카메라, 휴대폰 등 주로 휴대용 디지털 기기의 저장장치로 쓰인다. 전원을 꺼도 저장된 자료가 사라지지 않기 때문에 D램보다 한 단계 앞선 제품으로 평가받는 반도체다.

삼성전자는 99년에 256M 낸드플래시를 처음 개발한 이래 꾸준한 기술 개발을 통해 매년 저장 용량을 배로 늘려왔다. 덕분에 낸드플래시는 국내 수출품목 가운데 10%를 차지하는 효자 상품이 됐으며 지난해 37.3%의 세계 시장 점유율로 1위를 달리고 있다.

S램

S램은 D램보다 크기가 크고, 가격이 비싸지만 전력 소모가 적고 자료를 읽고 쓰는 속도가 빠르다. 그래서 주로 전산장비 등 대용량 저장장치가 필요한 곳에 주로 쓰인다. S램도 1995년에 세계 시장의 10%를 점유하며 1위에 올라서 2008년까지 한 번도 1위 자리를 내주지 않았다. 지난해 세계 시장 점유율은 23.2%에 이른다.

DDIㆍ칩카드 ICㆍ미디어플레이어용 집적회로

각종 전자제품 구동용 칩도 메모리 반도체 못지 않게 삼성전자를 떠받치는 1등 상품들이다. LCD등 디스플레이 화면 표시를 위해 반드시 필요한 디스플레이 구동칩(DDI)은 2007년에 세계 시장 점유율 18%로 처음 1위에 올랐으며 지난해 점유율 21%로 여전히 1위를 유지하고 있다.

삼성전자의 DDI는 밝은 태양광 아래서도 선명한 화질을 보장하는 등 야외 인식 능력이 뛰어나 각종 모바일 기기에 탑재되고 있다.

칩카드 집적회로(IC)는 스마트 카드를 구동하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핵심 반도체다. 교통카드 등으로 널리 쓰이는 스마트카드는 IC에 운용체제(OS), 마이크로프로세서(CPU), 메모리 등 다양한 기능이 들어 있다.

삼성전자는 2006년에 스마트카드로 대표되는 칩카드 IC 분야에서도 세계 1위에 올랐다. 매년 용량을 늘린 기술 개발 덕분이다. 요즘에는 교통 카드 뿐 아니라 전자여권, 금융 등 다양한 분야로 영역을 넓히면서 칩카드 IC의 활용도도 넓어지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이 분야에서 28% 점유율로 세계 1위를 달리고 있다.

미디어플레이어용 집적 회로(SOC)는 MP3, 휴대용멀티미디어플레이어(PMP) 등에서 두뇌 역할을 하는 반도체다. 2006년에 세계 시장 점유율 38%로 4위였으나 성능을 빠르게 개선하면서 매출이 228% 급신장해 세계 1위가 됐다.

삼성전자는 앞으로도 반도체 분야의 연구개발과 투자를 꾸준히 할 계획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석ㆍ박사급 연구인력 4,000명을 포함해 전체 연구인력이 1만명 이상"이라며 "불황에도 과감한 투자를 아끼지 않은 것이 세계 1위 반도체 기업이 될 수 있었던 비결"이라고 강조했다.

최연진기자 wolfpack@hk.co.kr

■ 가전제품의 제일주의 "삼성"

삼성전자에서 TV가 차지하는 의미는 각별하다. TV는 창업 이후 삼성전자의 첫 수출품(1972년1월)이었다. 사실상 삼성전자 탄생과 그 맥을 같이하는 대표 상품인 셈이다.

1975년 전원을 켜면 5초 이내에 화면이 나오는 순간 수상 방식의 '이코노 TV'를 국내 최초로 출시, 선발 업체를 제치고 국내 TV시장 1위를 차지했다. 당시엔 석유파동 발생 등으로 에너지 절약 운동이 한창이었던 터라, 절전형인 이 제품은 한동안 큰 인기를 누렸다.

컬러 TV 개발(1976년)을 비롯, 지속적인 연구ㆍ개발(R&D)을 진행해 온 삼성전자는 2006년 와인잔 형태의 '보르도 TV'를 앞세워 글로벌 TV 시장에서 절대강자로 통했던 소니를 제치고 세계 1위에 올라서게 된다.

이후, 삼성전자는 2008년 '매출 20조원과 LCD TV 2,000만대 판매, 시장점유율 20%'란 '트리플 20'을 달성하며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TV 분야에서 경쟁력을 확보하기 시작한 삼성전자는 1981년부터 모니터 사업에 눈을 돌리기 시작했다. 그 해 10월 모노 모니터 생산을 필두로, 디스플레이 시장 공략을 시작한 삼성전자는 '싱크마스터'란 브랜드를 도입(1988년)했다.

이후 모니터 단품(모니터를 PC와 함께 판매하는 PC업체 제외)시장에서 품질과 프리미엄급 디자인으로 무장, 세계 모니터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제품 차별화와 브랜드 투자에 주력한 삼성전자는 전체 판매량의 35%(2002년 기준)에 달했던 주문자 상표 부착방식(OEM) 생산을 중단했다. 대신 자체 차별화를 강화, 프리미엄 이미지 구축에 성공했고, 세계 모니터 시장에서 수량기준 12분기 연속 1위, 금액기준 10분기 연속 1위를 차지했다.

삼성전자는 모니터 사업을 기반으로 한 TV용 LCD 분야에서도 두각을 나타낸다. 2005년 세계 최초로 7세대 라인을 가동하면서 대형 LCD 시장을 주도한 삼성전자는 소니와 합작, 32ㆍ40ㆍ46인치의 제품 라인업을 구축했다.

이는 주력이 될 32인치 시장 이외에도 40인치대 표준화를 염두에 두고 7세대 라인을 도입한 것. 경쟁사 보다 앞서 시장 선점을 염두해 둔 포석이었다.

시황 악화를 이유로 경쟁 업체들이 8세대 투자를 연기하고 있던 무렵(2006년), 8세대 투자를 과감히 결정했고, 2007년부터 8세대를 본격 가동함으로써 50인치급 LCD TV 시장에서도 우위를 확보했다.

모니터용 LCD 시장에서도 경쟁력을 높여갔다. 2003년 17인치에 이어 19인치까지 LCD 모니터 시장의 표준 사이즈 선점에 성공, 모니터용 LCD 시장에서의 트렌드를 주도해 갔다.

특히 삼성전자가 주도하고 있는 16:9 정보기술(IT)용 패널 시장을 확대하고 20인치 이상 대형 모니터, LED 백라이트 채용 제품 등 고부가가치 제품에 집중하면서 경쟁업체와의 간격을 넓혀가고 있다.

이를 바탕으로 삼성전자는 정보표시 대형디스플레이(LFD) 업계에서도 경쟁업체인 파나소닉과 NEC 등을 제치고 올해 1분기 세계 시장 점유율에서 '넘버1'을 차지했다.

차세대 이동통신 기술 선점을 노린 삼성전자는 휴대인터넷(와이브로) 사업에도 진출했다. 이에 삼성전자는 2002년 한국전자통신연구원과 이동중에도 다양한 멀티미디어 정보를 이용할 수 있는 모바일 브로드밴드 서비스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로열티에 의한 국부 해외 유출 방지와 더불어 통신 시장에서의 기술 자립을 실현하겠다는 의지에서다. 2006년 국내에서 세계 최초로 상용화에 성공한 삼성전자는 이후, 통신 종주국인 미국과 일본에 수출하는 개가를 올리기도 했다.

허재경 기자 rick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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