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사설] 외고 문제, 원칙대로 풀어야 한다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사설] 외고 문제, 원칙대로 풀어야 한다

입력
2009.10.30 08:42
0 0

청와대가 당ㆍ정과 협의해 최대한 이른 시일 안에 외국어고 개혁방안을 내놓겠다고 밝힘으로써 외고 존폐논란은 새로운 국면으로 접어들었다. 입장과 의견들이 워낙 첨예하게 갈려 있어 어떤 방안이 나올지는 예단키 어렵지만 방향은 분명하다. 외고가 설립목적을 벗어나 명문대 진학기관으로 변질된 현실이 논란을 촉발한 원인이므로 해결방안은 이에 초점이 맞춰져야 한다.

외고는 영어 외에도 다양한 국가의 언어를 전문적으로 조기 교육할 목적으로 설립된 학교다. 그러나 초기 호응이 적고 외국어 전문교과에 부담을 느낀 학생들의 이탈이 늘어나면서 학교들이 슬금슬금 대입위주 교육으로 수업과 모집방식을 바꿔가기 시작했다. 외고가 일반고보다 월등하게 양질의 교육을 제공한다는 근거도 없다. 심한 비판론자들은 외고가 자랑하는 이른바 SKY대 진학률이라는 것도 초등 저학년에서부터 선행학습에 훈련된 학생들을 받아 같은 방식으로 대학에 넘겨주는 전달통로 역할을 한 결과일 뿐이라고도 주장한다. 실제로 외고생들의 사교육비 부담이 일반 인문고생들의 2.5배나 된다는 통계도 나와 있다.

결국 외고는 당장 시험성적이 좋은 학생들을 모은 그룹효과와 사교육에 의존해왔다는 비판에서 자유롭기 어렵다. 더욱이 서울대의 경우 학년이 올라갈수록 시험에 능한 외고 출신보다는 지역균형선발 학생들의 성적이 더 높아진다는 조사결과도 있었다. 이런 현실에서 외고를 늘리자는 주장이나 "글로벌인재 양성에 주력해온 것도 죄냐?"는 외고 교장들의 항변은 이치에 닿지 않는다.

평준화 교육의 한계가 분명한 만큼 보완할 수월성 교육은 국가장래를 위해 필요하다는 점엔 이의가 없다. 과학고가 그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고 있고 자율형 사립고 등 여러 형태로 실험과 시도가 이뤄지고 있다. 수월성 교육은 다양한 분야에서 가능성이 있는 학생을 찾아내고 그 잠재력을 현실화하도록 돕는 것이다. 현재의 외고처럼 주로 국ㆍ영ㆍ수 시험성적에 연연하는 것은 지향할 방식이 아니다. 원래의 설립목적을 회복하는 것, 그게 외고 개혁의 출발점이자 외고가 담당해야 할 교육적 책임분야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