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최근 폭발 사고가 난 지펠 냉장고 모델에 대해 자발적 리콜을 실시키로 했다.
무엇보다 소비자 안전이 최우선이라는 경영상의 판단 때문이다. 이건희 전 삼성 회장도 폭발 사고와 관련,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안전 불감증을 질타한 것으로 전해졌다.
삼성전자는 2005년 3월~2006년 6월 생산돼 판매된 양문형 냉장고 SRT·SRS·SRN 계열 모델 21만대에 대한 자발적 리콜 서비스를 실시한다고 29일 밝혔다. 서리 제거를 위한 제상히터 연결 단자의 절연이 완벽하지 못한 것을 안전 장치를 설치, 보완하는 것이 조치 내용이다.
삼성전자는 대상 모델을 구매한 고객 데이터베이스를 활용, 직접 찾아가는 리콜 서비스를 진행하겠다는 계획이다. 대상 여부와 점검 서비스를 원하는 고객은 콜센터(1588-3366)나 홈페이지(www.3366.co.kr)로 문의하면 된다. 리콜 대상 냉장고의 모델명은 왼쪽 외벽이나 오른쪽 문 안쪽 아래 부분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이에 앞서 10일 경기 용인시 동백동 S아파트 9층 이모(43)씨 집에서 삼성전자의 2006년형 지펠 냉장고(680ℓ)가 폭발, 냉장고 문이 날아갔다. 당시 폭발은 다용도실 유리문과 창문 등이 파손되고 파편이 1층까지 날아갈 정도로 컸으나 다행히 인명 피해는 없었다.
이처럼 삼성전자가 사고 발생 19일만에 대규모 리콜을 전격 실시키로 한 것은 초일류 글로벌기업의 브랜드 및 이미지와 직결되는 문제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그 동안 사고 원인을 다각도로 조사, 최근 그 원인이 파악됨에 따라 곧 바로 자발적 리콜을 실시키로 한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 전 회장도 이번 사고 소식을 접하고 크게 격노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전 회장은 회장취임 직후부터 양보다는 질 경영에 나설 것을 주창하며 '불량은 곧 암이다'고 선언한 바 있다.
또 1994년에는 제품에 일부 결함이 있다는 보고를 받은 뒤 500억원 어치의 무선 전화기를 전량 수거, 구미 공장에서 불태운 적도 있다. 삼성 관계자는 "이 전 회장이 국내에서 냉장고 폭발 사고가 났다는 보도를 접한 뒤 크게 화를 내며, 소비자 안전에 대한 우려를 표명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박일근 기자 ikpar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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