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도정에 외자유치 시스템을 정착시킨 게 가장 큰 수확이라고 생각합니다."
민선 4기 3년만에 51억달러가 넘는 외자를 유치해 4년 재임기간 목표(50억달러)를 초과 달성한 이완구 충남지사는 외자유치 액수보다 앞으로 누가 되든 외자유치를 할 수 있는 틀을 만들어 놓은 것에 큰 자부심을 느끼는 듯 했다.
실제 그는 지사 취임 후 3년간 외자를 유치하기 위해 국내 어떤 기업의 최고경영자(CEO)보다 바쁘게 세계를 누볐다. 지사라는 생각보다 충남도라는 기업의 CEO라는 심정으로 협상에 임했다"
이 지사가 외자유치를 위해 이동한 거리만 지구 여섯바퀴 거리인 25만㎞에 이른다.
이 지사는 취임 후 외자유치를 위해 내부 조직부터 우선 정비했다. 코트라 출신 전문가를 경제부지사로 영입하고 투자유치와 수출기능을 지원하는 투자통상실을 신설했다. 또 공직사회의 결제관행 탓에 해외출장이 늦어져 외자유치 기회를 놓치지 않도록'오픈 티켓제'를 도입, 시일이 촉박한 경우에는 사전심사 아닌 사후승인을 받도록 행정의 유연성을 높였다.
외자유치 성공에는 그의 승부사 기질도 한 몫을 했다.
외국기업이 투자의사를 보이면 여러 경로를 통해 투자의 진정성을 확인하고 어떻게든 협상을 이끌어 냈다. 그렇다고 충남도내 유치만 고집하지 않았다."투자유치는 국내자치단체간 경쟁이 아니라 국가간의 경쟁"이라며"외국기업이 한국으로 들어온다면 경기도든 충남도든 상관할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외자유치 과정에서도 그는 최선을 다해 충남지역으로 오도록 설득을 하되 원칙에 어긋나면 과감히 거부했다. "네덜란드 반도체 장비업체가 도비로'클린 룸' 설치를 요청해와 고심끝에'법을 위반한 지원은 안되니 다른 것을 지원해주겠다'고 대안을 제시하면서 설득했다"며 "해줄 수 있는 것과 없는 것을 명확히 제시하니까 상대방이 오히려 신뢰가 생긴다며 투자를 결정하기도 했다"고 밝혔다.
이 지사는 "투자유치 분야를 제조업 중심에서 관광ㆍ서비스 분야로 확대해 나갈 계획"이라며 방향전환을 시사했다. 공주 부여 등 낙후한 백제문화권의 개발을 위한 포석이다.
투자유치 대상도 미국 유럽 등 선진국에서 중국과 중동국가 등 외환보유고가 풍부한 지역을 공략할 계획이다. "
외자유치 전문가답게 중앙정부와 지방정부간 긴밀한 협력도 강조했다. "중앙정부가 그릇을 만들면 지방정부는 내용물을 채워나가는 강점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글로벌 시대에 국가간 경쟁도 치열하기 때문에 국내 자치단체간 정보교류와 공동투자유치 등 협력체제 구축도 필요하다"고 밝힌 그는"아직도 배가 고프다"며 외국자본 유치를 위해 직원들을 독려하고 있다.
허택회 기자 thhe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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