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미는 알고 보면 사랑스럽고 귀여운 동물입니다. 거미에 대한 편견이 바로 잡혔으면 합니다."
경기 남양주시 조안면에는 세계에서 딱 하나뿐인 거미 박물관인 '주필 거미 박물관'이 있다. 보기에도 징그러운 거미들이 25만점의 표본으로 가지런히 진열돼 있고, 수백 종의 화석, 종유석도 있어 초ㆍ중ㆍ고교생들의 생태학습 공간으로 소리소문 없이 인기를 끌고 있다. 이 곳 건물과 전시물의 가치는 200억원에 달한다.
이 박물관을 운영하고 있는 '거미 박사' 김주필(66) 동국대 생명과학과 명예교수가 거미 박물관과 수석 전시관, 도서관, 동물 사육실 등 부속 시설을 모두 동국대에 기증키로 했다고 동국대 측이 29일 밝혔다.
김 교수가 평생 정성을 들여 만든 이 공간을 동국대에 기증할 결심을 한 계기는 거미에 대한 인식을 바뀌었으면 하면 바램 때문이다.
그는 "거미는 파리, 모기 등 해충을 잡아 먹는 등 알고 보면 인간에게 이로운 동물"이라며 "단지 외모가 징그럽다는 이유로 거미를 나쁘게 보는 인식은 바뀌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또, 그는 "갈수록 이공계 기피 현상이 심각해지고 있는데, 거미 박물관 견학을 통해 이공계 학문에 흥미를 갖는 학생들이 많아졌으면 한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1967년 서울대 동물학과를 졸업하고 환경오염 여부를 알리는 지표종으로 거미를 연구하다 이 분야에 심취해 국내 최초로 거미를 주제로 84년 동국대에서 박사 학위를 받았다. 그는 <원색한국거미도감> 의 저자이기도 하다. 원색한국거미도감>
이민주 기자 mj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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