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ㆍ28 재보선에서 5명의 국회의원이 선출된 데 이어 29일엔 비례대표 의원 4명이 국회에 입성하게 됐다. 비례대표 국회의원이 선거법 위반 등으로 당선무효가 확정됐을 때 후순위 후보의 의석 승계를 제한한 현행 공직선거법 조항에 대해 헌법재판소가 위헌이라고 결정했기 때문이다.
논란이 된 선거법 조항은 비례대표 국회의원에 궐원이 생겼을 때 후순위자가 의석을 승계하되 ▦선거범죄로 인한 당선무효 ▦정당 해산 ▦임기만료일 전 180일 이내 궐원 등에 대해선 승계를 못하도록 한 200조 2항이다. 이 조항에 따라 18대 국회는 공천헌금을 주고받은 혐의로 의원직을 상실한 친박연대 서청원 대표와 양정례ㆍ김노식 전 의원, 재산신고 누락 혐의가 확정돼 의원직을 잃은 민주당 정국교 전 의원 등 비례대표 4명의 결원을 채우지 못한 채 운영돼 왔다.
하지만 이날 헌재 결정에 따라 친박연대와 민주당 모두 비례대표 후순위자가 의원직을 승계하게 됐다. 친박연대의 경우 김혜성 당 부설 정책연구소 부소장, 윤상일 사무부총장, 김정 열린교육학부모회 공동대표 등 3명이 배지를 달게 됐다. 친박연대는 의석 수를 8석으로 늘리면서 민주노동당을 확실하게 제치고 제4 정당이 됐다. 민주당에서도 김진애 서울포럼 대표가 의원직을 승계하게 돼 전체 의석 수는 87석으로 증가했다.
여야 정치권은 공식 반응을 자제했다. 자신들이 만든 선거법이 위헌 결정을 받음에 따라 혜택을 누리게 됐다는 점을 감안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이번에 혜택을 본 민주당과 친박연대 관계자들은 한 목소리로 환영하는 분위기였다. 친박연대 당직자는 "정당을 보고 투표한 유권자의 정치적 의사를 존중해야 한다는 점에서 헌재가 상식적으로 판단한 것"이라고 말했다.
헌재 역시 결정문에서 해당조항에 대해 "선거권자들의 정치적 의사 표현에 의해 결정되는 것은 비례대표 의원 개인이 아니라 정당별 비례대표 의원수"라며 "의원 개인의 의원직 박탈에 그치지 않고 의석승계까지 인정하지 않는 현행 법은 결과적으로 선거권자들의 정치적 의사까지 무시하는 것으로 대의민주주의 원리에 부합하지 않는다"라고 지적했다.
앞서 헌재는 지난 6월 지방의회 비례대표 의원 후보의 의석 승계를 제한하는 선거법 조항에 대해서도 위헌 결정을 내린 바 있다.
양정대기자 torch@hk.co.kr
김정우기자 woo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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