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개월 동안 한국 주식시장에 유입됐던 '달러 캐리 트레이드' 투자금이 청산되는 것 아니냐는 불안감이 조성되고 있다. 이번 주가하락도 이 같은 우려가 반영된 결과라는 평가다.
달러 캐리 트레이드란 현재 제로 금리인 달러를 빌려 금리가 상대적으로 높은 국가(주로 신흥국가) 주식시장 등에 투자하는 것을 말한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미국금리가 사상 최저수준으로
떨어지자 '달러 캐리 트레이드'자금이 양산됐다. 그러나 최근 위험자산 회피현상이 나타나 달러가 상대적 강세를 보이자, 달러 약세를 기반으로 환 차익까지 노리던 캐리 트레이드 자금이 청산되기 시작했다는 주장이 나온 것이다.
실제로 29일 외국인 투자자들은 코스피시장에서 현물 4,657억원어치를 순매도했다. 이는 지난해 10월 이후 1년 만에 최대 규모. 최근 원ㆍ달러 환율이 1,155원에서 바닥을 치고 29일 1,196원까지 상승한 것도 그 동안 들어왔던 외국인 투자금이 빠져나갈 수 있다는 우려가 한 몫 했다.
심재엽 메리츠증권 투자전략팀장은 "경기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면서 안전자산 선호현상이 나타나고 이에 따라 달러와 미 국채 가격이 상승하자 달러 캐리 청산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한국은행도 달러 캐리 트레이드 자금이 우리나라를 포함한 신흥시장국의 금융시장을 요동치게 할 수 있다는 주장을 내놨다. 한은은 이날 '달러화 및 엔화의 글로벌 캐리 트레이드 비교 분석과 시사점' 보고서에서 "미국의 출구전략이 예상보다 조기에 시행되면 달러 캐리 트레이드 자금이 급격히 청산되면서 환율 급변동, 주가 급락 등이 발생해 신흥시장국 금융시장이 불안해 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보고서는 "달러 캐리 트레이드 자금 유입이 신흥시장국의 외화자금사정 개선 등 긍정적 작용도 할 수 있지만 환율 절상, 통화증발 등 부작용도 동시에 초래할 수 있다"면서 "정책당국은 달러 캐리트레이드에 대한 모니터링 등을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최진주 기자 pariscom@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