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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종하늘도시, 텅 빈 유령 도시 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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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종하늘도시, 텅 빈 유령 도시 되나

입력
2009.10.28 01: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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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무더기 미분양 사태를 빚은 인천 영종하늘도시가 미분양과 당첨자 이탈로 텅 빈 '유령 도시'로 전락할 것이란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실수요자들이 등을 돌린 데다, 변변한 기반시설조차 없는 휑한 입지에, 새로 입주하는 단지들마다 시세가 분양가보다 낮은 마이너스 프리미엄을 보이며 ▦수요자 ▦기반시설 ▦프리미엄이 없는 '3무(無) 도시'로 전락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순위 내 청약접수에서 빚은 대규모 미분양은 청약자 이탈에 따른 도시 공동화(空洞化)의 전주곡이란 지적도 나오고 있다.

마이너스 프리미엄 공포

당초 영종하늘도시는 인천국제공항의 배후 도시로, 문화ㆍ비즈니스ㆍ휴양레저가 모인 국제공항복합도시를 테마로 조성된 택지지구.

그러나 앞서 영종하늘도시 인근에서 입주가 이뤄진 아파트 단지들과 곧 입주를 앞둔 새 아파트 대부분이 분양가를 밑도는 낮은 시세를 보임에 따라 투자자들은 물론 실수요자들마저 발을 빼고 있어 영종하늘도시의 전망을 시작부터 어둡게 하고 있다.

지난 주 분양흥행에 실패한 신명종합건설, 동보주택, 우미건설, ㈜한양, 현대건설 등 영종하늘도시 공급업체들이 가장 염려 것도 내주부터 실시되는 계약에서 당첨자들의 청약 포기가 속출하는 사태다.

이달 말 입주를 앞둔 영종하늘도시 인근 한 아파트. 2006년 말 2순위 접수에서 모두 마감되며 청약 대박을 터뜨렸던 이 단지도 최근 기반시설 부족과 시장 거품이 빠지면서 114~322㎡(34~97평)형 1,022가구 중 일부 평형을 제외하곤 대부분 시세가 분양가보다 2,000만원 정도 낮은 마이너스 프리미엄 상태다.

시세가 오히려 분양가 아래로 떨어지자 상당수 계약자들은 시공사를 상대로 분양가 할인을 요구하는 민원까지 제기하고 있어 입주자와 건설사간 갈등만 커지고 있다.

영종하늘도시 인근인 운서동에서 올해 초 입주를 시작한 모 아파트도 109㎡(33평형)의 경우 3억600만원 선에 분양됐지만 시세는 3년째 분양가 안팎인 2억8,500만~3억1,000만원에 머물러 있다.

4억1,500만원대에 분양됐던 같은 단지 128㎡(39평)형도 현 시세는 3억7,000만~4억2,000만원으로, 일부 층ㆍ향이 좋은 가구를 제외하곤 분양가 밑으로 추락한 상태다.

운남동 일대 A공인 관계자는 "청약 대박이 났던 단지조차 막상 입주를 하려니 기반 시설이 턱없이 부족해 살기가 불편하고, 가격도 분양가 이하로 떨어져 계약자들도 입주를 꺼리고 있다"며 "영종하늘도시도 대거 미분양으로 상당기간 프리미엄이 붙기 어려운 처지인 점을 감안하면 3순위는 말할 것도 없고 1순위 청약자 중에서도 이탈자가 상당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발 빼는 청약자들…섬 안의 '신도시섬' 전락

가격 프리미엄이 없어서든, 기반시설이 부족해서든 계약자들이 붙어주질 않으면 어느 곳이든 유령 단지로 남을 수밖에 없다.

특히 7,000가구가 넘는 물량이 비슷한 시기에 전매제한에서 풀려 한꺼번에 매물로 시장에 쏟아지면 가격 하락은 물론, 거래가 안될 경우 분양 초기 미분양보다 더 큰 미입주 공포에 시달릴 공산이 크다.

영종하늘도시에서 공급된 물량은 모두 계약 후 3년이 지나야 전매가 가능한 전용 85㎡(25평) 이하의 중소형 주택들. 그러나 이른바 '대박 단지'조차 시세가 분양가보다 낮은 마이너스 프리미엄을 보이고 있는 상황에서 불투명한 시세를 담보로 3년이란 시간 동안 유동자금을 묶어 두면서까지 남아 있을 청약자들은 그리 많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영종하늘도시 청약 접수의 대부분이 1ㆍ2순위 청약접수자를 제외하곤 계약금만 넣고 단기 시세차익을 보려는 투자수요와 건설업체들이 동원한 이른바 '바지청약'(미분양을 감추기 위해 분양업체가 제3자 명의를 빌려 청약을 신정하는 것)인 점을 감안하면 전매제한에 발목이 잡히지 않기 위해 계약전에 미리 손을 털고 빠져나갈 수요도 상당할 전망이다.

영종하늘도시 동시분양업체 한 관계자는 "3순위까지 미분양이 나는 바람에 상당수 청약자들이 계약을 포기하고 당분간 추이를 지켜볼 가능성이 높아졌다"며 "이런 냉랭한 청약자들의 분위기를 어떻게 계약으로 이끌어 내느냐로 고민하고 있지만 솔직히 답이 잘 나오지 않는다"고 전했다.

전태훤 기자 besame@hk.co.kr

사진=김주영기자 wil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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