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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장기 투자자라면 '저평가 지주회사' 노려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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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장기 투자자라면 '저평가 지주회사' 노려라

입력
2009.10.28 0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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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0원권 5장과 1만원권 3장, 5만원권 1장이 들어있는 지갑의 가치는 얼마일까. 정답은 지갑의 실물가치까지 감안하면 '최소 8만5,000원'이다.

그러나 증시에서는 이런 계산법이 통하지 않는다. 자회사를 거느린 지주회사의 가치(시가총액)가 개별 자회사의 시가총액과 보유 지분율을 곱해 계산한 가격보다 현저히 미치지 못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실제로 국내 증시에 상장된 지주회사의 원조인 LG의 경우 시가총액(23일 현재 12조3,200억원)이 자회사 시가총액과 로열티 수입 등을 합쳐서 계산한 이론적 가치(19조5,250억원)의 63% 수준에 불과하다.

그 이유는 뭘까. 국내 증시에 상장된 지주회사들이 완벽한 의미의 지주회사가 아니기 때문인데, ▦지주회사와 자회사의 복수 상장에 따른 중복투자 문제 ▦30~40%에 불과한 지주회사의 자회사에 대한 낮은 출자 지분 등이 그 원인으로 꼽힌다.

신한금융투자 심원섭 연구원은 "유럽ㆍ미국은 지주회사와 자회사가 동시에 상장된 사례가 드물지만 우리나라는 손자회사까지 상장된 경우가 많다"며 "국내 투자자의 경우 결과적으로 동일 실체에 대해 여러 번 투자하는 만큼 주가가 할인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지분율이 30~40%에 머물면 합병, 영업권 양수, 분할, 매각 등과 같이 과반수 이상의 의결이 필요한 중대 경영사항 추진에 애로가 있으므로, 실제 주가가 이론 가치보다 낮아지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이런 구조적 모순에도 불구, 증시에서는 지주회사에 대한 투자가 장기적 관점에서 긍정적 결과로 이어질 것이라는 의견이 많다. 정부가 제도적으로 지주회사 전환에 필요한 규제 수위를 낮추고 있는데다가, 투자자에게도 유리한 측면이 있기 때문이다.

지주회사 투자의 가장 큰 매력은 해당 기업집단의 대주주와 동일한 위상에서 서게 된다는 점이다. 대주주는 지주회사 지분만 소유하고 그 밑의 사업회사 지분은 소유하지 않는 만큼, 대주주가 배당이나 신규사업 진출 등에서 지주회사 가치의 극대화를 추구한다면 덩달아 소수 지분을 가진 일반 투자자도 이익을 얻게 된다는 논리다.

심 연구원은 "지주회사는 개별 사업회사를 여러 개 모아 놓은 포트폴리오인 만큼 시장 지수 보다는 변동성이 높겠지만, 개별 회사에 투자한 것보다는 위험이 낮아 분산투자 효과를 누리게 된다"고 강조했다.

전문가들은 ▦순자산가치(NAV;Net Asset Value)와 ▦할인율 추이를 사용하면 증시에 상장된 30여개 지주회사 가운데 유망 종목을 골라낼 수 있다고 조언한다. 지주회사의 가치를 구성하는 자회사의 시가총액이나 로열티 수입 등이 추세적으로 증가하거나, 이론적 가치와 실제 가치의 괴리가 큰 종목일수록 미래 주가 흐름이 긍정적이라는 주장이다. 심 연구원은 "NAV 대비 지주회사 시가총액 비율의 추이가 과거보다 현저히 낮아진 종목을 고르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신한금융투자는 이런 기준으로 분석할 경우, SK(목표주가 13만6,000원)와 CJ(목표주가 6만1,000원)가 지주회사 가운데 유망 종목이라고 추천했다. SK는 현재 역사적 할인율 대비 10% 이상 높은 할인율을 적용 받고 있는 점이, CJ는 환율과 곡물가 급등으로 훼손됐던 자회사 실적이 최근 호전되고 있다는 부분이 투자 매력으로 강조됐다.

조철환 기자 chch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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