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두 시즌 연속 준우승에 그쳤던 서울 삼성. 하지만 올해는 강력한 우승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약점으로 꼽혔던 포스트가 크게 강해졌기 때문이다. 삼성 포스트에는 외국인선수 테렌스 레더(27ㆍ200㎝)와 혼혈선수 이승준(31ㆍ204㎝)이 있다. 레더와 이승준은 10개 구단 더블 포스트 가운데 높이, 파워, 득점력에서 최강이다.
그런 삼성이지만 시즌 초반 행보는 강호답지 못했다. 특히 이승준이 장딴지 부상으로 빠진 최근 두 경기에서는 뒷심이 달리는 모습이 역력했다. 이승준의 대안이 마땅치 않다 보니 레더에게 과부하가 걸렸다.
27일 잠실실내체육관에서 벌어진 2009~10 KCC 프로농구 삼성-SK의 경기. '서울 라이벌'답게 두 팀은 종료 휘슬이 울리기 전까지 엎치락뒤치락했다. 3쿼터 중반까지만 해도 삼성이 10점차 가까이 앞섰지만, 4쿼터 초반엔 오히려 SK가 9점차 리드를 잡았다.
삼성으로서는 최근 잇단 역전패의 악몽이 떠오를 법했다. 하지만 위기의 순간, '새 해결사' 이승준(18점 6리바운드)이 나섰다. 이승준은 69-75로 뒤진 경기종료 4분47초 전과 3분42초 전 잇달아 덩크슛을 꽂으며 추격의 발판을 마련했다.
이승준이 역전승의 징검다리를 놓았다면 마무리는 레더(25점 5리바운드 3어시스트)가 맡았다. 80-80이던 종료 직전 이상민에게 공을 넘겨받은 레더는 종료 버저와 함께 중거리슛을 던졌고, 공은 깨끗하게 림 안으로 빨려 들어갔다.
삼성의 82-80 승리. 삼성은 3승2패가 됐고, 개막 4연승을 달리던 SK는 시즌 첫 패를 당했다. 지난해까지 최근 3년간 삼성과의 '서울 라이벌전'에서 5승13패로 열세를 면치 못했던 SK는 이번 시즌에도 첫 경기에서 뼈아픈 역전패를 당했다.
창원에서는 홈팀 LG가 인천 전자랜드를 97-82로 대파했다. 5승1패가 된 LG는 단독선두로 나섰다. LG의 혼혈선수 문태영은 3쿼터에서만 18점을 폭발하는 등 무려 34점을 퍼부었다. 이날 문태영의 3쿼터 18점은 이번 시즌 한 쿼터 개인 최다득점으로 기록됐다. 4연패에 빠진 전자랜드는 1승5패로 최하위가 됐다.
최경호 기자 squeeze@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