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 주식시장은 1,600선 중반에서 등락을 거듭하다 1,640으로 마감했다. 주 초반 일중 변동성은 비교적 큰 편이었으나 지지선(60일 이동평균선)과 저항선(20일 이동평균선)이 수렴하면서 주간변동성은 전주에 비해 축소되는 모습이었다. 10월 들어 2주 연속 상승하며 신고가를 경신하던 미국증시는 채널 상단의 저항으로 숨 고르기 국면에서 진입했다. 그 영향으로 주 초반 조정을 받은 국내증시가 1,614까지 후퇴하기도 했다. 국내증시는 수급선인 60일선에서 지지되며 반등을 전개했으나, 20일선의 저항을 극복하지 못하면서 상승탄력은 제한되었다.
LG전자 등 주요 기업들이 예상을 상회하는 실적을 공개했으나 주가는 기술적 반등 이상의 흐름을 이어가지는 못했다. 3분기 실적 개선이 충분히 시장에 반영되었다는 인식이 강한데다 4분기 실적이 위축될 것이라는 우려가 부각되었기 때문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주 후반 현대자동차 실적공개 이후 증권사들이 목표가를 대폭 상향 조정함에 따라, 현대차 주가는 큰 폭으로 반등했으나 시장 전반으로 매기가 확산되지는 못했다.
10월 들어 글로벌 증시가 견조한 상승기조를 유지하는 것과는 달리 국내증시가 부진한 이유는 ▦올해 3분기까지 탄력적인 상승에 대한 반작용 ▦경기지표 호전과 자산가격 과열로 제기되고 있는 한국은행의 선제적인 금리인상 가능성 ▦원ㆍ달러 환율 하락에 따른 수출 경쟁력 약화 우려 등에 기인하고 있다.
국내증시가 상대적으로 부진한 가운데 기업이익 증가율은 여타 국가에 비해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하면서 12개월 예상 주가수익비율은 10.8배로 하락해 상대적인 밸류에이션(가치평가) 매력은 높아진 상황이다. 아울러 급락했던 원ㆍ달러 환율도 반등 국면에 진입하면서 수출 경쟁력에 대한 우려도 다소 완화되고 있다. 한국은행의 강경한 스탠스를 감안할 때 금리인상 부담은 여전히 남아 있지만 국내증시의 역차별이 계속되기는 어려울 것이란 생각이다.
글로벌증시가 양호한 상승세를 유지하고 있고 경제지표의 회복이 양호하다는 점이 국내 증시의 하방경직성을 높여줄 것으로 기대한다. 다만 부담이 되는 것은 다른 국가에 비해 기업이익 모멘텀의 정점 통과가 빠르게 나타나 주가지수의 상단을 제어할 가능성이 있다는 점이다. 이익 모멘텀의 절대적 수준은 다른 국가에 비해 매우 높은 상황이지만, 과거의 경험에 비추어볼 때 모멘텀이 정점을 확인하면 주가상승도 제한적이었기 때문이다.
금주에도 주식시장에는 3분기 국내총생산(GDP)과 삼성전자 실적발표 등 굵직한 재료들이 대기하고 있다. 결과는 GDP와 실적 모두 기대 이상일 것으로 예상되는데, 이에 대한 시장의 반응은 쉽게 예단하기 어렵다. 앞서 지적했듯이 GDP가 좋게 나오면 금리인상 우려가 제기될 수 있고 삼성전자의 경우 4분기 실적은 상대적으로 부진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시장의 방향성은 위로 열어 놓되 상승탄력에 대한 기대치는 낮게 잡을 필요가 있다.
하나대투증권 리서치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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