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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 3고시대 "집토끼 잡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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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 3고시대 "집토끼 잡아라"

입력
2009.10.28 0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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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 가까이 한국 증시를 둘러싸고 있던 환경이 바뀌고 있다.

2007년 말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이어진 '저(低) 통화가치-저금리-저물가' 의 '3저 시대'가 막을 내리고, '고(高) 통화가치-고금리-고물가'의 '3고 시대'가 도래하고 있다.

NH투자증권은 26일 내놓은 시황자료에서 "10월 이후 원ㆍ달러 환율이 한때 1,150원대로 밀려나고, 국제유가가 배럴당 80달러(주간 기준)를 넘어서는 등 3고 현상이 고착화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 증권사는 또 "3고의 하나인 통화 강세는 2009년 기업이익 개선을 뒷받침해 온 환율효과를 약화시켜 수출기업의 채산성을 떨어뜨리고, 물가상승은 출구전략 도입 시기를 앞당겨 결과적으로 금융시장에 부담을 주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NH투자증권은 가장 최근 '3고 현상'이 나타난 2006년 사례와 견주어 내년 증시를 주도할 업종은 은행, 건설업이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2006년의 경우 수출의존도가 큰 정보기술(IT) 섹터는 이익증가율(-12.6%)과 주가수익률(-9.5%)이 저조한 반면, 필수 소비재(이익증가율 19.3%ㆍ주가수익률 14.1%)와 금융(26.0%ㆍ2.7%) 등은 비교적 선전했다는 것이다.

하나대투증권과 신영증권도 '3고 현상'의 고착화를 전제로 투자전략의 판을 새로 짤 것을 주문했다. 하나대투증권 투자전략부는 이 날 내놓은 시황자료에서 "달러 약세, 원자재 가격 상승 등을 투자전략 마련의 화두로 삼아야 한다"며 "향후 3개월간 코스피지수가 1,510~1,750선에서 움직일 것"이라고 예측했다.

신영증권은 환율, 국제 유가 등의 매크로 환경 변화 등을 감안할 경우 2009년 대비 2010년 완만한 이익증가를 이끄는 업종은 수출주가 아닌 내수주가 될 것이라는 입장이다.

즉 올해 증시를 이끌었던 업종이 반도체, 가전, 증권, 자동차였다면 내년에는 은행, 항공, 철강, 섬유ㆍ의복 중심의 내수 업종이 상대적으로 활기에 넘칠 것이라는 예측이다.

이 증권사는 유망 업종 전망과 함께 시장 전반의 기업이익 회복 추세에 뒤졌으나 최근 뒤늦게 이익모멘텀이 살아나는 17개 유망종목을 제시했는데, 하이닉스반도체 대한항공 동국제강 등이 포함됐다.

대우증권도 '3고 현상'을 주어진 변수로 간주하고, 증시가 반등할 경우 차익실현 기회로 활용하라는 전략을 제시했다. 이승우 연구원은 "보유 종목도 주가 변동성이 낮은 업종 위주로 가져가는 방어 전략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물론 일부에서는 환율 등 거시변수 흐름의 반전은 일시적 현상이며, 증시의 주도권도 IT와 자동차에서 이동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메리츠증권 심재엽 연구위원은 "원ㆍ달러 환율이 정부의 개입 시사로 일부 안정을 찾아가고 있다"며 "10월 한 달간 이어진 국내 증시의 조정이 곧 마무리되고 조만간 추가 상승이 이어질 것"이라고 기대했다.

그는 "최근 주가 하락으로 한국 증시의 저평가 매력이 높아진 상태"라며 "기존 주도주인 IT와 자동차, 화학 업종을 중심으로 한 주가 상승세가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조철환 기자 chch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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