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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 과학을 비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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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 과학을 비추다

입력
2009.10.28 01: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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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1년 9.11 테러 당시 미국 워싱턴의 국방부(펜타곤) 건물은 테러범들의 공격에도 불구하고 큰 인명 피해가 없었다.

'목숨을 살린 창'이라는 불린 '방폭창' 덕분이었다. 이후 테러 위협에 대한 걱정이 커지면서 미국뿐 아니라 이스라엘 등 몇몇 나라에서는 이미 군사시설을 포함해 주요 건물에 방폭창을 달 것을 의무화했다.

이후 관련 시장도 빠르게 커가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우리나라 역시 2012년 평택 미군 기지 이전과 함께 약 4,000억원 가까운 방폭창 시장이 형성될 것"으로 내다봤다.

비, 바람 막아주고, 소리 안 들리게 하고, 집 따뜻하게 해 주는 것만으로도 감지덕지했던 창(窓)이 최첨단 기술과 만나 탈바꿈하고 있다.

폭탄테러에도 끄떡없이 견딜 수 있도록 하는가 하면, 태양광 에너지를 만들어 내기도 한다. 적은 양의 열과 에너지도 빠져 나가지 못하게 함으로써 에너지 절약의 첨병 역할까지 해내고 있다. 이렇듯 창의 용도가 다양해지면서 관련 기업들이 시장 선점을 위한 기술 개발에 열을 올리고 있다.

미래형 창 중에서도 가장 큰 관심을 끄는 것은 방폭창이다. 방폭창은 최대 25㎏의 폭발물을 25m 거리 안에서 터뜨려도 큰 충격이 없을 정도로 높은 폭압성을 지니고 있다.

그 동안 이스라엘 알팔사, 미국 그라함 등 7,8개 업체가 국내 미군 기지 등을 포함한 전 세계 시장을 점령하고 있었다. 때문에 모든 자재를 수입에 의존하면서 해외 업체만 배부르게 해준다는 지적도 있었다.

국내 업체가 방폭창에 관심을 기울인 것은 국방부가 3,4년 전부터 외국산 제품을 모두 국산 제품으로 대체하겠다 밝히면서부터다. 이후 이건창호, 남선알미늄, 알루텍 등 국내 창호 업체들이 적극적으로 방폭창 개발에 뛰어들었다.

남선알미늄은 미 국방성 설비 기준에 따른 성능 테스트를 통과하고 납품 자격 인증을 받아 본격 납품을 눈 앞에 두고 있다.

2006년부터 국방과학연구소(ADD)와 공동 연구를 진행해 온 이건창호는 지난해 말 미국의 10PSI 인증(18㎏ TNT 폭탄을 15m 앞에서 터뜨려 견딜 수 있는 등급)을 획득한 데 이어 최근에는 25㎏의 폭압을 견디는 방폭창 개발에 성공해 최종 인증 실험을 앞두고 있다.

특히 2012년 미군 기지의 평택 이전을 계기로 국내외 방폭창 시장은 급성장 할 것으로 보인다.

미군 기지의 모든 건물(3,000억원) 뿐만 아니라 기지 주변 민간 아파트에도 약 1,000억원 규모의 방폭창 시장이 형성될 것으로 보인다. 방폭창의 주요 소재인 알루미늄 생산 업체들은 블루오션으로 떠오른 방폭창이 침체된 시장에 활력소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창호업계가 주목하는 또 다른 부분은 친환경 관련 창호. 특히 건물일체형 태양광발전 시스템(BIPV)이 눈에 띈다. 지금껏 태양광 시스템은 건물 밖에 별도 설비를 갖춰야 했지만, 이는 발전 설비를 건물 지붕, 외벽 등 바깥에 달아 전기를 만들어 건물에서 바로 쓸 수 있도록 했다. 서울 송파구 가든파이브 쇼핑몰, 전남 교육청 등 최근 많은 건축물에서 이를 채택하고 있다.

특히 이건창호는 새로운 개념의 태양광 창을 만들었는데 이는 투명한 연료감응형 태양전지만 달면 흐린 날이나 직사 광선이 약한 곳에서도 전기를 만들 수 있다.

또 속이 훤히 들여다 보이기 때문에 건물 창, 자동차 창, 건물 외벽 등에 붙여 쓸 수 있고 염료로 다채로운 색상을 만들어 겉모습도 예쁘게 만들 수 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이 밖에도 LG하우시스의 초고층용 시스템 이중창과 국내 최초로 크립톤(Kr) 가스를 적용해 기존 로이(low-E)유리 대비 최고 30%까지 단열성을 개선시킨 '지인 TPS 크립톤 삼중유리'도 눈에 띈다.

LG하우시스 박현신 상무는 "국토해양부가 최근 고시한 '친환경 주택 건설기준 및 성능' 제도 도입에 따라 주거용 창호 및 유리 시장 규모는 해마다 10% 상승해 2012년에는 1조 9,500억 원에 이를 것"이라면서 "에너지절감 제품들은 초기 설치 비용은 많이 들지만 장기적으로 훨씬 큰 혜택을 누릴 수 있기 때문에 시장 전망은 밝다"고 말했다.

박상준 기자 buttonp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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