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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수사·증자 등 악성 루머에 대형주 급락…"대부분 근거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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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수사·증자 등 악성 루머에 대형주 급락…"대부분 근거 없어"

입력
2009.10.28 01: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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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지수가 1,610~1,660선의 박스권에 갇히고 증시가 상승 탄력을 잃어버리면서 확인되지 않은 루머로 수난을 당하는 종목이 급증하고 있다.

27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최근 두산그룹 계열 상장주가 확인되지 않은 소문으로 주가가 급락하는 등 10월 이후 기아차, 하이닉스, 하나금융그룹 등 국내 증시의 내로라하는 대형 종목이 잇따라 검찰 수사설이나 유상증자설 등 루머의 희생자가 되고 있다.

두산, 두산중공업, 두산인프라코어 등 두산그룹 계열사는 자본잠식 상태인 두산엔진에 대한 유상증자가 매끄럽게 마무리되지 못한 후유증으로 23일 주가가 5~8% 가량 급락했다. 지난달 29일 이뤄진 두산엔진에 대한 2,975억원 규모의 유상증자에 두산중공업(1,517억원)만 참여하고 나머지 1,400억원의 증자가 무산되면서, 두산 계열사가 주가 증자에 참여할 수밖에 없게 됐다는 소문 때문이었다. 게다가 두산중공업의 3분기 실적 악화 소문과 검찰 수사설까지 가세하면서 투자자들이 크게 동요했다.

전문가들은 그러나 관련 소문은 사실이 아니거나 실현 가능성이 낮다고 분석했다. 메리츠증권 옥효원 연구원은 "최근 건설 경기가 반등에 나서고, 대규모 환차손을 불러온 원ㆍ달러 환율이 하락 추세인 것을 감안하면 추가 유상증자 가능성은 낮다"고 밝혔다.

또 두산중공업의 3분기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1조6,000억원과 970억원으로 두산엔진 유상증자 요인을 제외하면 실적에는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검찰 수사설에 대해서도 "두산인프라코어가 두산그룹에 인수되기 전인 2004년 벌어진 고속정 엔진 납품 관련 이외에 추가로 확인된 것은 없다"고 덧붙였다.

앞서 기아차도 이달 15일 갑자기 증자설이 나돌면서 투자자들을 혼란에 빠뜨렸다. 회사측이 "증자 계획이 없다"고 적극 대응하고 3분기 실적 개선 소식이 나오면서 사태가 일단락 됐으나, 주가는 15, 16일 각각 3.65%와 4.66% 하락했다.

하이닉스는 26일 느닷없이 유상 증자설이 퍼지면서 장중 한 때 주가가 1% 정도 하락했다. 증시에서는 하이닉스 주가에 부정적 입장인 일부 외국계 증권사가 설비투자 확대 가능성과 그에 따른 잠재적 주식 발행을 경계해야 한다는 내용의 전망을 내놓은 것이 소문의 발단이 된 것으로 보고 있다. IT업계 관계자는 "하이닉스의 경우 올해 1월과 4월에도 비슷한 내용의 소문이 퍼진 적이 있다"며 "당분간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예상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주가가 모두 상승하는 활황장에는 부정적 루머가 판치지 못하지만, 투자심리가 위축된 박스권이나 약세 장세에서는 개인 투자자를 불안하게 만드는 괴소문이 성행한다"며 소문에 휩쓸려 뇌동매매에 나서지 말 것을 주문했다.

물론 일부에서는 소문 역시 정보의 한 형태이므로 유의해야 한다는 반론도 펴고 있다. 한 관계자는 "이달 초 유상증자 문제로 주가 급락을 경험했던 하나금융지주가 최근 관련 가능성을 부인하는 등 불을 끄고 있지만, 시장에서는 수면 아래 잠복한 이슈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조철환 기자 chch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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