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반에 접어든 10ㆍ28 재보선이 워낙 박빙의 양상이어서 여야 모두 사소한 변수에 대해서도 득실을 따지느라 머리 속이 복잡하다. 기본적으론 '경제 살리기를 위한 힘 있는 여당' 대 '오만한 MB정권 심판 및 견제론'의 선거구도이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선거구별로 승부를 가를 수 있는 변수가 적지 않다.
충북 증평ㆍ진천ㆍ괴산ㆍ음성은 선거구 내 4개 군의 투표율이 관건이다. 군별로 '소지역주의'가 기승을 부리고 있어서 여야의 셈법도 갈린다. 한나라당은 4개군 중 덩치가 가장 큰 음성(전체 유권자의 40.2%)에서 이 지역 출신인 민주당 정범구 후보에게 밀린다고 보지만, 투표 의사를 가진 음성 주민의 비율(40%안팎)이 낮다는 데 기대를 걸고 있다.
여당 관계자는 "한나라당 경대수 후보의 출신지인 괴산은 인구(전체 유권자의 18.1%)는 적지만 투표의사율이 70~80%에 달해 상쇄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민주당은 인구수 2위인 진천(전체 유권자의 27.3%)에서 이 지역 군수 출신인 무소속 김경회 후보의 선전을 기대한다. 음성에서 수성(守城)에 성공하고 진천ㆍ증평에서 여권 표가 분산되면 승리할 수 있다고 보는 것이다.
불과 몇 십 표 차이로 승부가 갈릴 수 있다는 말이 나오는 수원 장안에선 여야 모두 연령대별 투표율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한나라당은 보수적 성향의 50ㆍ60대 고정 지지층의 투표율이 높으면 승리할 수 있다고 본다. 반면 민주당은 서울 또는 인근 도시로 출퇴근하는 젊은 인구가 많은 점에 대해 고심하고 있다. 투표하지 않고 출근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민주당 정세균 대표가 이런 점을 고려해 성균관대 수원캠퍼스를 찾아 선거 참여를 독려했다. 민주당 관계자는 "성대 수원캠퍼스 3,800여명의 기숙사생 가운데 70~80%가 주민등록을 옮겨 선거권을 갖고 있다"고 기대감을 표출했다.
박희태 전 한나라당 대표의 우세 속에 민주당 송인배 후보가 맹추격하고 있는 경남 양산에서는 수원 장안과 다른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한나라당의 한 재선 의원은 "양산의 경우 신도시쪽에 우리 지지층이 많은데 상당수가 부산으로 출퇴근한다"며 투표율 저조를 우려했다.
하지만 민주당은 "양산의 젊은 출퇴근족은 노무현 전 대통령 국민장 때 문상을 왔던 사람들"이라며 정반대의 해석을 내놓고 있다. 선거가 접전 양상이 되자 이젠 호남향우회 표심도 관심 대상이 됐다. 한나라당 관계자는 "양산은 외지인이 많고 특히 호남향우회 활동이 활발한 지역"이라며 "당초 무소속 김양수 후보를 지원하는 것으로 알려진 호남향우회가 송 후보 지지로 바뀌는 등 흐름이 심상치 않다"고 우려했다.
김영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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