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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파일] 배구 드래프트 위해 총재社욕심 버려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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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파일] 배구 드래프트 위해 총재社욕심 버려라

입력
2009.10.28 01: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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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배구가 죽어간다. 졸업생을 팀당 2명씩 받아달라."(대학배구연맹) "신인을 2명씩 뽑으려면 기존 선수를 은퇴시키란 말이냐?"(프로구단) "대학과 구단이 합의하지 못하면 드래프트를 내년으로 미룬다."(한국배구연맹)

2009년 프로배구 신인 드래프트(남자)가 무산될 위기다. 2009~10시즌 개막(11월 1일)이 엿새 앞으로 다가온 26일. 배구연맹 관계자는 "드래프트는 내년 2월쯤에 열릴 것이다"고 말했다. "프로팀이 대학 요구를 받아들이지 못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연맹 설명대로라면 선수 수급 문제가 드래프트를 파행으로 이끈 이유다. 하지만 각 구단의 속내를 들여다보면 다른 이유가 있다. 한양대 3학년 국가대표 왼쪽 공격수 박준범과 1순위 후보로 손꼽히는 강준영(경기대)이 드래프트 파행의 핵심이다.

박준범이 학교 허락을 받아 드래프트에 나서 1~4순위 지명권을 가진 신생팀 우리캐피탈에 입단할 거라는 소문은 배구계에 파다하다. 모 구단 관계자는 "드래프트 1~4순위 지명권을 양보했는데 편법을 사용해 박준범까지 데려가는 건 안 된다"고 분통을 터트렸다.

게다가 우리캐피탈과 모 구단이 드래프트 1순위와 기존 선수 보유권을 맞바꾼다는 소문도 다른 구단을 자극했다. 특히 지난해 10월 이사회에서 신생팀 창단을 위해 대폭 지원(1~4순위 지명권 양보)하자고 나섰던 대한항공 등도 도무지 이해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모 구단 관계자는 "총재사(社)가 이럴 수 있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우리캐피탈은 배구연맹 이동호 총재가 최고경영자인 (주)대우자동차판매 계열사. 우리캐피탈과 드래프트를 둘러싼 소문이 규정상 문제는 없지만 도의상 있을 수 없다는 여론이 들끓는 이유다.

연맹 행정력에 대한 비판도 끊이질 않는다. 해마다 드래프트 논란이 일었지만 연맹은 드래프트 관련 회의를 9월에야 소집했다. 연맹의 주먹구구식 행정이 문제를 해결하기보단 키웠다는 게 배구계의 중론이다.

이상준 기자 ju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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