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주교 서울대교구 정진석 추기경은 26일 예술의 전당에서 열린 안중근 의사 관련 특별전 '안중근, 독립을 넘어 평화를' 개막식에 참석, 안중근 의사와의 각별한 인연을 공개했다.
정 추기경 "안중근 의사의 차남 안준생이 정 추기경의 5촌 고모(작은할아버지의 딸 정옥녀씨)와 결혼해 낳은 아들이 토니 안의 아버지 안웅호(안중근 의사의 손자)씨"라고 밝혔다. 정 추기경과 토니 안은 7촌간이고, 정 추기경의 집안은 안중근 의사 집안과 사돈인 셈이다.
정 추기경은 "안웅호(안중근 의사의 손자)는 나와 6촌간으로 웅호가 나보다 세 살 아래였으며 광복 후 서울에 왔을 때 많은 시간을 함께 보냈다"고 설명했다. 안웅호씨는 대부분의 유년시절을 상하이에서 보내 한국어에 서툴러 정 추기경과는 영어와 우리말을 섞어 대화했고, 안씨가 미국에 간 이후에도 편지로 안부를 전했다고 정 추기경은 회상했다.
토니 안씨는 그 말을 듣고 한동안 정추기경 앞에서 감격해 무릎을 꿇고 일어나지 못했다. 토니 안은 "어머니와 함께 여러 차례 추기경님을 찾아뵙고 싶었지만 추기경님이 다른 일정으로 출타 중이어서 뵙지 못했었다"고 말했다.
한편 정 추기경은 이날 전시 개막식 축사에서 "안중근 의사는 철저한 가톨릭 신앙인이셨다"며 "안의사의 인권 수호활동과 애국 계몽운동은 그리스도적인 사랑과 정의에 바탕을 둔 것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안타깝게도 가톨릭교회는 오랫동안 '살인은 불가하다'는 교리를 들어 신앙인으로서의 안의사에 대한 평가를 소극적으로 해왔다"며 "가톨릭교회가 신앙인 안중근 토마스를 재조명한 것은 1993년 김수환 추기경님께서 안 의사의 추모미사를 통해 '그분의 의거는 일제의 무력 침략 앞에서 독립전쟁을 수행하는 과정에서의 행위였으므로 정당방위이며 의거로 보는 것이 마땅하다'고 밝히신 후"라고 소개했다.
최윤필 기자 walde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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