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국가비상사태를 선포하고 전세계 학교들이 임시휴교에 들어가는 등 신종인플루엔자(신종플루) 공포가 확산되고 있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지난 4월 멕시코에서 첫 발병 이후 6개월 만에 전세계에서 5,000명 이상이 사망했다. 쿠바를 방문 중인 마거릿 챈 WHO 사무총장은 26일 "195개국으로 확산된 신종플루의 추가 확산을 막기 위해 각국 정부가 적극적으로 대책 마련에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하지만 신종플루 확산을 막기 위해 꼭 필요한 백신이 턱없이 부족하다. 북반구 나라들은 신종플루가 더욱 기승을 부릴 것으로 예상되는 겨울이 시작되기 전에 예방 접종을 끝내기 위해 백신 확보에 나서고 있다. 하지만 위험계층인 노약자나 임산부에게조차 차례가 돌아오지 않을 정도로 백신 품귀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미 뉴욕타임스는 25일 "비상사태 선포 후 미국 전역에서 백신접종을 위해 수천명이 줄을 서서 기다렸지만 대부분 허탕을 쳐 시민들이 분개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현재까지 미국에서 1,600만명이 주사나 코 흡입을 통해 백신접종을 받았다.
미 정부는 이달 말까지 3,000만명에게 추가로 백신을 공급할 예정이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올해 말까지 최소한 2억명분의 백신을 확보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86명의 사망자가 발생한 캐나다도 신종플루의 확산을 막기 위해 캐나다 역사상 최대규모의 백신 접종을 실시하겠다고 선언했다.
레오나 애글루커크 보건 장관은 국영 CBC 방송에 "당장 26일부터 의료계 종사자와 임산부와 만성질환자 등 취약계층부터 백신 접종을 실시하겠다"고 밝혔다. 영국도 신종플루 사망자가 100여명을 넘고 지난주부터 감염자가 두 배로 늘어나자 21일 예방접종을 시작했다.
세계 곳곳에서 휴교 조치도 잇따랐다. 첫 사망자가 발생한 터키의 앙카라 보건당국은 26일부터 일주일간 시내 모든 학교를 폐쇄했다. 백신을 구하기 어려운 이라크 바그다드도 주민들이 불안에 떨면서 자녀를 등교시키지 않자 2,500개 학교가 문을 닫았다.
한편 신종플루 불안이 대학에도 확산되면서 미국 경영학석사(MBA) 과정의 집단토론이 온라인 강의로 대체되는 등 신종 학습법이 시행되고 있다고 영국 파이낸셜타임스가 보도했다.
채지은 기자 cje@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