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어고에는 관심이라도 있지 않습니까? 전문계고의 암담한 현실에 대해서는 누구 하나 거들떠보지도 않아요."
지난 주 본보의 '무늬만 기능강국'시리즈가 나간 후 전문계고 교사들이 보인 공통적인 반응이다. 당초 기능올림픽에서 16번 종합 우승한 이후 전문계 고교 실태를 점검하려고 기획한 이번 기획에 대한 호응은 뜨거웠다. 대부분 소외된 전문계고의 관심에 고마움을 표하면서도 부정적 여론이 확산될 것을 우려하고, 어려운 처지를 하소연하기도 했다.
취재과정에서 만난 전문계고 교사들과 학생들은 이제 사회의 무관심에 아예 포기한 듯했다. 한 교사는 "기사에 언급된 문제점들이 특목고나 인문계고에서 일어났다면 벌써 어떠한 조치가 취해져도 취해졌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전문계 고교생이 전국 48만명이나 되고, 이들이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서 우리나라의 미래가 달라질 수도 있다"며 "어떻게 이렇게 방치할 수 있는지 모르겠다"고 항변했다.
이들은 정부가 집중적으로 육성하는 마이스터고에 대해서도 불안한 시선을 보내고 있다."전국 700 여개 전문계고 중 5%도 안 되는 20여개의 학교를 집중 지원하는 것도 좋은 일입니다. 하지만 전문계고의 특목고를 만들어 서열화하고, 결과적으로 전문계고만 더욱 나빠지는 게 아닌지 모르겠습니다"
이러한 우려에도 교육 당국은 강 건너 불 구경하는 듯 하다. 교육과학기술부의 한 관계자는 "일반 전문계고 선진화 방안도 마련하고 있지만 아직 초기 단계라 공개할 수 없다"며 언급을 피했다. 하긴 10년 넘게 문제점으로 지적된'중등 교사자격증 통합표시과목제'하나 여태까지 해결하지 못한 교육당국이니 속 시원한 대책을 기대를 하기는 무리일 것 같다.
정책사회부 김성환 기자 bluebird@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