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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피아노 교사' 한인 작가 재니스 리 방한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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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피아노 교사' 한인 작가 재니스 리 방한 인터뷰

입력
2009.10.28 0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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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40~50년대 홍콩의 상류사회에서 펼쳐지는 세 남녀의 러브스토리를 그린 장편소설 <피아노 교사> 로 베스트셀러 작가로 떠오른 한인 2세 재니스 리(36ㆍ한국명 이윤경ㆍ사진)가 소설의 한국어판(문학동네 발행) 출간에 맞춰 한국을 찾았다.

재니스 리의 첫 소설인 <피아노 여자> 는 2007년 미출간 원고 상태로 프랑크푸르트 도서전에 출품돼 픽션 부문에서 우수작품으로 선정되며 주목을 받았고, 정식 출간되고는 세계적 화제를 모았다. 지난 1월 미국에서 출간 직후 뉴욕타임스 베스트셀러에 올랐고, 영국 독일 스페인 중국 등 23개국의 유수 출판사와 판권계약을 맺는 등 센세이션을 일으켰다.

재니스 리는 26일 기자간담회에서 "미국에서만 출간돼도 바랄 것이 없었는데, 이렇게 여러나라에서 사랑받게 될 줄은 꿈에도 몰랐다"며 "인간에 대한 이야기라는 점에서 좋은 평가를 받은 것 같다"고 소감을 말했다. 소설의 중심 인물은 매력적인 영국인 남성 윌 트루드데일, 미모와 재력을 갖춘 사교계 여인 트루디 리앙, 중국인 거부의 피아노 교사로 고용된 영국인 유부녀 클레어 펜들턴이다. 세 인물이 사랑에 빠지고 배신하고 좌절하고 제각각 희망을 찾아가는 과정을 극적으로 그리고 있다.

스승인 재미 소설가 이창래(재니스 리는 헌터대 대학원에서 그의 제자였다)를 비롯한 재외 한국인 작가들이 주로 국외자로서 한인의 정체성 문제를 탐구해온 것과 달리, 재니스 리의 등단작은 홍콩을 무대로 영국인을 주인공으로 한 점이 눈길을 끈다. "뉴욕에 사는 한국인 이야기라면 좀더 쉽게 쓸 수 있었겠지만, 내 얘기라는 데 부담을 느꼈을지도 모르겠다"는 그는 "유대인 남성 작가가 '게이샤의 추억'을 썼듯이 남의 얘기를 쓸 때 작가로서는 창의력을 발휘할 여지가 크다"고 말했다.

홍콩에 거주하던 한인 부모 사이에서 태어나 미국 하버드대 영문과를 졸업한 뒤 '엘르'지 기자로 일했던 재니스 리는 어릴 때부터의 꿈이었던 글쓰기를 위해 잡지사를 그만두고 헌터대 대학원에서 예술분야 석사과정을 밟으며 소설을 공부했다. <피아노 여자> 는 그가 2002년부터 쓴 소설이다. 현재 남편과 네 자녀와 홍콩에 살고 있는 작가는 "첫 작품이 기대 이상의 성공을 거둬 차기작에 큰 부담을 느낀다"며 "언제 어떤 형태가 될지는 모르겠으나 한국에 대한 이야기도 쓸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왕구 기자 fab4@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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